[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장수프로그램에는 동전의 양면이 존재한다. 더 이상 변화할 수 없을 듯한 한계와 그럼에도 장수할 수 있었던 저력이 그것이다.

어느 덧 햇수로만 여덟 번 째, ‘쇼미더머니8’은 초반 대비 별다른 화제성을 견인하지 못했다. 다만 마니아들이 소소하게 시청을 이어갔고 제작진은 드물게나마 힙합계에 입문한 새로운 인재들을 클로즈업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27일 밤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 8(Show Me The Money)’ 마지막회에서는 40(스윙스, 매드클라운, 키드밀리, 보이콜드), BGM-v(버벌진트, 기리보이, 비와이, 밀릭) 심사 아래 TOP4 영비, 펀치넬로, 타쿠와, 서동현의 결승전이 치러지며 우승자가 가려졌다.

‘쇼미더머니8’은 지난 7월부터 약 두 어 달간의 방송 기간을 거치며 기존의 랩 미션을 답습하듯이 수행해왔다. 시즌8까지 이어질 만큼 브랜드네임으로 자리매김한 이 프로그램은 사실상 래퍼들의 상업적 성공을 향한 통과의례에 가깝다.

국내 유명 래퍼가 몇 몇의 소수로 한정돼 있는 만큼 각 시즌의 우승자가 프로듀서의 자리를 번복적으로 대체한다. 실제로 스윙스, 매드클라운, 비와이 등은 프로그램이 발굴해낸 스타 래퍼들이다. 소수 인재들의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힙합계는 블루오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익숙한 이들의 무대라는 점에서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불리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실제로 ‘쇼미더머니8’는 참신함의 측면에서는 더 이상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참가자들의 개별 인지도 높이기, 즉 행사 내 ‘몸값’ 상승전략으로 변질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가령 이미 유명세를 획득한 래퍼들의 경우 자신의 수익을 높이고자 쇼미더머니에 수차례 출연해왔다. 이번 시즌에도 앞선 시즌에 출연한 바 있는 펀치넬로, 콕스빌리, EK를 비롯해 ‘고등래퍼’와 쇼미더머니4 참가자였던 영비 등이 재출연해 자신의 히트곡이나 특기를 재현해냈다. 프로그램은 하릴없는 일종의 돌림노래로 비춰졌다.



때문에 제작진이 띄울 수 있는 승부수는 자명해진다. 모두에게 익숙한 한국 기존 래퍼들의 스타일 변화를 독촉하는 것이다. 가령 쇼미더머니 제작진은 프로듀서들의 신랄한 평가나 감탄이나 호평을 클로즈업하며, 기존 래퍼들이 시나브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힙합계의 터줏대감 스윙스, 매드클라운, 비와이 등은 현역 입장에서 랩에 관한 특별한 강점을 지닌 참가자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경외한다. 현역이 다른 현역을 독려하고 혹은 라이벌의식을 느낄 때, 국내 힙합계는 더 나아질 가능성을 획득한다.

더불어 쇼미더머니 제작진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굴되는 인재들, 그들이 생성해내는 새로운 힙합 기류일 것이다. 이번 ‘쇼미더머니8’에서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서동현이 ‘고등래퍼’ 대신 이곳을 선택해 재기발랄한 끼와 언어 재능을 과시했다.

이밖에 윤훼이, 브린, 유자 등 여성래퍼의 선전은 반색할 만하다. 재원들이 좀처럼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은 국내 힙합계에서 여성들이 써내려갈 랩 세계는 어떤 색깔일지, 가요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번 시즌에서는 참가자 베이니플, EK, 칠린호미, 에피텐드, 타쿠와, 최은서, M1NU, 짱유, 지호 지방시, 안병웅, 콕스 빌리(cox billy), 리비도, 스월비, 윤훼이, 펀치넬로, 서동현, 우진영, 영비, 우디 고차일드, 도넛맨, 안병웅, 스웨이디, 제네 더 질라, 올티, 오왼 오바도즈, 최진태, 맥대디, 매트릭스, 유자, 서동현(빅나티), 래원, 최엘비, 김승민, 언텔, 릴타치, 브린, Dbo(디보), 에이체스, 언텔, 올티, 슬릭오도마, 모자이크 처리된 킹치메인 등이 주목받았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net ‘쇼미더머니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