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선택적 다양성 존중, 까도 까도 악담뿐인 마블 [이슈&톡]
2023. 04.03(월) 16:16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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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하던 마블 스튜디오(마블)가 추락 중이다. 이 와중에 마블의 어두운 실태를 폭로하는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까지 이어지며 하락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폭로가 시작된 건 마블의 전성기를 이끈 전 총괄 프로듀서 빅토리아 알론소가 해고되면서부터. 실적 부진 등 여러 추측이 오갔지만 마블은 빅토리아 알론소가 다른 스튜디오와 작업을 진행하면 안 된다는 계약 조항을 어기고 영화 '아르헨티나, 1985'(제작 아마존 스튜디오) 작업에 참여했기에 그를 해고했다 설명했다.

하지만 빅토리아 알론소는 곧장 반박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타 스튜디오와의 작업 때문이 아닌 "비난받을 만한 일을 하길 거부했기" 때문에 해고당한 것이라 주장했고, 내부 고발자를 통해 빅토리아 알론소가 거부한 일이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 실린 동성애 관련 장면을 삭제하는 것'이라는 게 드러났다. 언급된 장면은 주인공 스캇(폴 러드)이 길거리는 걷는 신으로, 한 건물의 벽면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장식과 자긍심(Pride)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고발자에 따르면 쿠웨이트 개봉을 앞둔 마블은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관객들을 의식해 이 장면을 삭제하자고 요청했으나, 본인 역시 동성애자로 평소 성소수자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줬던 빅토리아 알론소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해고까지 당하게 됐다.

물론 제작사 입장에선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일부 장면을 편집할 수 있으나, 마블의 이중적 태도가 문제가 됐다. 평소엔 깨어있는 제작사처럼 인종 및 사랑의 다양성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다가도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결정이라면 본인들의 소신을 꺾고 반대되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 특히 마블은 이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등 작품에서도 동성애 관련 장면을 삭제한 바 있기에 논란을 키웠다.

여기에 그동안 루머로만 만연했던 마블의 갑질 의혹에 대한 폭로도 흘러나왔다. 뉴욕 매거진과 벌처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크리스 리는 최근 팟캐스트 '더 타운 위드 매튜 벨로니'에 출연해 마블의 작품을 연출했던 한 감독으로부터 받은 폭로글을 공개했다.

크리스 리는 해당 감독의 말을 빌려 "마블은 일부러 VFX(특수효과)에 익숙하지 않은 감독을 고용해 이를 핑계로 제작 및 편집에 깊게 관여했다. 사실상 감독이 작품을 만든 게 아닌 마블이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블랙팬서' 시리즈의 라이언 쿠글러 감독, '토르' 시리즈의 타이카 와이티티, '이터널스'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이런 마블의 갑질에 의한 피해자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오랫동안 영화계 루머로만 돌던 마블의 실체를 고발해 준 영화감독의 정체를 밝히지 못해 아쉽다"는 크리스 리는 "마블은 마치 공장처럼 작품을 찍어내고 있고, 본인들이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같은 인력이 동원된 할리우드의 타 영화보다 이들은 효율적이지 못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마블이지만 철옹성같이 단단했던 팬층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흥행 성적만 봐도 그렇다. 페이즈4에 속한 대부분의 작품이 실패했다 말할 수 있을 정도이고, 페이즈5의 첫 작품이었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도 혹평 속 퇴장을 앞두고 있다.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마블은 각종 논란과 의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팬들을 더 실망케 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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