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내 것' 외치는 민희진, 평사원 기적의 한계인가 [이슈&톡]
2024. 04.23(화)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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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경영권 탈취를 둘러싼 엔터테인먼트 그룹 하이브와 레이블 어도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실상 뉴진스에 대한 IP(지적재산권)을 두고 다투는 모양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 사정은 어떨까. 하이브가 어도어에 대한 내부 감사에 들어서면서 하이브의 주가는 이틀 간 약세를 보였지만 전문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어도어의 수익이 하이브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비한 탓에 본사 실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투자 업계는 어도어가 하이브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이브 내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1% 수준으로, 올해 기여도는 14%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어도어 사태의 결과가) 최악의 경우가 되어도, 하이브 전체 실적에 미칠 영향은 낮다"고 분석했다.

하이브가 감사에 돌입한 지난 22일 오후 민희진 대표는 공식입장을 통해 어도어의 경영권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입장의 요지는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에서 제작한 신인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모든 것을 카피했으며, 이에 이의 신청을 하자 해임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이 같은 민 대표의 입장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아이돌 콘셉트의 카피 기준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민 대표가 데뷔를 지휘한 건 사실이지만 뉴진스의 모든 IP는 사실상 하이브에 있기에 '카피'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분석이다.

소녀적 매력을 표방하는 뉴진스와 아일릿의 이미지가 언뜻 비슷해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룹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실로 사뭇 다르다. 민 대표의 '카피 주장'이 콘셉트나 비주얼에 한정된 얘기라도 카피에 대한 설득력은 떨어진다. 뉴진스 이전에도 그와 같은 콘셉트를 표방한 걸그룹은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 뉴진스에 대한 실질적 IP를 보유한 하이브가 자사의 IP인 아일릿의 콘셉트를 도용한 것을 '카피'라고 볼 수 있을지도 애매하다. 아일릿을 뉴진스의 아류로 취급하는 민 대표의 발언이 그의 주장대로 '내부 고발'과 같은 공공적 성격을 띄고 있는지도 모호하다.

레이블의 입지는 실적이 말해주기 마련이다.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 뮤직과 세븐틴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 등 하이브 레이블즈의 실적이 워낙 압도적인 탓에 하이브 내 어도어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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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5년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활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어도어의 기여도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뉴진스는 한 달 여 뒤 컴백한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어도어 경영권 사수' 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사실상 뉴진스는 하이브의 지원 없이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다.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분율은 80%에 육박한다. 민 대표는 20% 미만에 불과하다. 뉴진스가 계약을 맺은 건 어도어지만 어도어의 전신은 하이브고, 뉴진스는 하이브의 투자로 완성된 그룹이다. 민 대표의 '사내 도둑질' 주장은 어도어의 지분율만 살펴봐도 빈약하다.

더욱이 하이브는 이번 뉴진스 컴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에 '민희진 사태'에 뉴진스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엄마를 자칭하는 민희진과 아빠 하이브 사이에서 눈치만 보는 새우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될 뿐이다.

민 대표는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공채 평사원으로 입사, 비주얼 디렉터로 활약하며 등기 이사로 승진했다. 소녀시대부터 엑소, 레드벨벳 등 SM 대표 아티스트들의 이미지 콘셉트에 도움을 줬다.

승승장구하던 민 대표는SM 퇴사 후인 2019년 하이브에 합류,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로서 뉴진스 데뷔를 리드하며 '평사원의 기적' 신화에 방점을 찍는 듯 했다.

하지만 경영자로서의 자질에는 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뉴진스의 성공에 도취돼 뉴진스의 모든 것이 자신의 특허인 마냥 소유권을 주장 중이다. 갓 데뷔한 신예 그룹을 아류로 폄하하며 그 스스로를 '뉴진스 엄마'라고 자처하는 민희진은 진정 뉴진스를 아끼는 것이 맞을까.

경영권 탈취 등 내부 문제에 대한 시시비비는 하이브와 민 대표가 가릴 일이지만, 민 대표가 진정 '뉴진스의 엄마'인지 판단하는 건 솔로몬인 대중의 몫일 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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