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스타의 사생활은 대중에게 커다란 관심사다. 상품으로서의 스타는 사생활까지 오락거리로 활용되는 것이다. 지극히 자본주의적 사고로 보면, 그렇다고 스타가 억울할 게 없다. 오늘날 사람들의 관심은 수익과 직결되어, 많이 언급되면 언급될수록 실질적인 이득을 불러일으킬, 그만큼의 존재가치를 얻고 있단 거나 다름없으니까.

그럼에도 연애하면 연애하고 있다, 헤어지면 헤어졌다, 결혼도 이혼도 공개해야 하는, 그것도 발표의 방식을 취해야 하는 스타의 사정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누구에게나, 아무리 극 E형이라 해도 자신과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아무 말도 하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인데 스타에게는 용인이 되지 않는 사항이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더 큰 오해와 망상을 불러일으켜 말하느니만 못한 상태에 이른다. 안타깝게도, 가수이자 배우인 지연과 프로야구 선수 황재균 부부가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지연은 황재균과 결혼 후,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근황과 함께 신혼의 알콩달콩한 일상을 팬들과 공유하며 많은 애정과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6월, 지연은 ‘개인 사정’으로 유튜브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대중은 그녀의 ‘개인 사정’이라는 게, 당시 황재균이 경기 도중 상대 팀 선수와 갈등을 빚으며 벤치클리어링(경기 도중 선수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졌을 때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벤치를 비우고 싸움에 동참하는 행동)까지 유발한 사건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안긴 게 아니겠냐는 추측을 했다.

지연은 ‘개인 사정’ 외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침묵의 공간은 대중의 상상력이 힘을 발휘하기에 딱 좋았고, 여기에 어느 야구 해설 위원의 무책임한 말실수가 제대로 기폭제로서 작동했다. 야구 경기 중계 중 광고 시간에, 함께 하고 있던 캐스터와 황재균 이혼한 것 아냐는 내용의 사담을 나눴는데 이게 고스란히 외부로 송출되고 만 것이다.

바로 상황을 알아챈 캐스터가 소문일 뿐이라고 정정했지만, 해당 발언은 빠르게 퍼져나가 지연과 황재균 부부의 이혼설이 대대적으로 쏘아 올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이후 지연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해설위원 또한 다른 사람 이야기만 듣고 섣부르게 옮겼다며 사과의 뜻을 표명하면서 사그라들긴 했으나. 한번 시작된 균열은 조금씩 그 틈을 벌여나가기 시작했다.

대중에게, 이제는 모든 정황이 의심할 만한 여지가 되는 무엇이었다. 지연이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중단한 것부터 그녀의 생일날 ‘당연하게’ 있어야 할 남편인 황재균과 함께 찍은 사진을 찾아볼 수 없고 ‘당연하게’ 그녀의 손가락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할 결혼반지가 없다는 것. 게다가 그녀가 자신이 속했던 걸그룹 티아라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하여 올린 SNS 게시물에, 티아라의 데뷔곡을 삽입했는데 그 노래가 하필 의미심장한 가사를 품고 있다는 것 등.

최근에는 황재균이 밤새 술집에 있었다는 사실과 헌팅 포차였다는 오보(誤報)가 뒤섞여 전해지며 둘의 이혼설을 더욱 부추기는 일도 있었고.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지고 있는데도, 지연과 황재균 부부 둘 다 아무 말도, 아무런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도 대중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의혹을 한층 가중시키기에 충분한, 중대한 증거가 되었다.

마치 지연과 황재균의 이혼‘설’이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된 느낌으로, 모두 지연과 황재균의 입에서 ‘그렇다’, ‘맞다’란 소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다고 할까. 스타이기 이전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그녀 혹은 그를 생각할 때, 씁쓸하기 그지없는 순간이다만. 스타이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덧붙여 본다. 그러니 빠르게 사실을 표명하는 게 어찌 되었든 스타에게 있어, 이래저래 최선의 방법이 아닐지. 스타로서의 삶이란 정말 쉽지 않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지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