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착한 남자’가 송중기와 문채원의 행복한 결말을 그려내며 종영했다.

15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 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 마지막회에서 서은기(문채원 분)는 강마루(송중기 분)의 진심을 알게 됐다. 하지만 강마루는 서은기를 대신해 안민영(김태훈 분)의 칼에 찔렸고, 그렇게 서은기 몰래 길 바닥에 쓰러져 서서히 죽음에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7년 뒤 강마루는 바닷가 마을 보건소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었고, 서은기는 그런 강마루를 옆에서 바라보는 카페 아가씨가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여느 연인처럼 수줍게 사랑을 시작했고, 강마루는 7년 전 서은기에게 주려고 사둔 반지를 전하며 앞으로의 행복을 예고했다.

‘착한 남자’는 제작 단계부터 ‘꼭지’, ‘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습니다’ 등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와 송중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치명적인 멜로를 그리며 소지섭과 임수정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이번 정통 멜로 ‘착한 남자’ 또한 기대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았다. 살인과 배신, 복수, 기억상실 등 지금까지 전형적으로 보던 자극적인 소재들의 종합판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 이는 이경희 작가와 연출을 맡은 김진원 PD 또한 걱정하던 부분이었다. 실제로 방송이 되는 중간에도 일부 시청자들은 작위적인 소재에 대한 반감을 수시로 표현했다. 그럼에도 이경희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기획 의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했다. 그리고 매회 빠져들 수밖에 없는 몰입도 최고의 멜로드라마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주연배우인 송중기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경희 작가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드러내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내가 이경희 작가님의 작품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써주시는 작가님 밑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이 기쁘고, 그렇기 때문에 작가님께 인정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꼭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시청했다던 송중기는 “사실 내가 가장 최고로 인상 깊게 본 작품이 ‘고맙습니다’다. 작가님의 작품에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냄새가 나고, 시골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대본을 보고, 연기를 하면서 ‘이경희 작가님 작품이 맞구나’라고 생각했다. 허세가 없고 인간적이며 따뜻했다.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실 내가 걱정을 했던 건 지금까지 내가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연기했을 때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거였다. 그런 부담을 작가님이 눈치 채셨는지 ‘내가 지금까지 수많은 드라마를 하고 수많은 남자 배우를 보지 않았겠니. 그냥 네가 가진 그대로 해라’고 하셨다.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연기하라는 말씀이다. 그게 답인 것 같다”고 이경희 작가가 자신에게 해줬던 조언을 공개했다.

문채원과 박시연도 송중기와 생각이 같았다. 두 사람 또한 이경희 작가가 자신들의 불안함과 걱정을 미리 알고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밝혔다. 그리고 박준하 변호사 역을 맡았던 이상엽 또한 “이경희 작가님이 불러주셨을 때는 놀랐다. 사실 준하가 처음에는 작은 캐릭터였는데 분명히 작가님이 버리지 않고 잘 살려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이경희 작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고백했다.

이경희 작가가 이렇게 배우들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캐릭터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대사와 상황을 밀도 있게 그려내기 때문이다. 물론 자극적인 소재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 구조와 상황 속에서 감정을 만드는 여는 드라마와는 달리 이경희 작가의 작품은 감정이 먼저 움직이고 그 감정 때문에 인물이 움직이는 구조를 이룬다. 진실된 감정이 살아 숨 쉬는 느낌, 이것이 이경희 작가가 가진 힘이다.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