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프랑스 출신의 여배우 에로디 영은 '지.아이.조 2'의 카리스마 넘치는 닌자 징스, '갓 오브 이집트'의 사랑의 여신 하토르 역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막강한 힘을 지닌 마블 히어로로 변신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 1월 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데어데블 시즌2'에 출연했다. '데어데블'은 어린 시절 시력을 잃었으나 특별한 감각을 지닌 매트 머독(찰리 콕스)이 뉴욕의 헬스 키친에서 낮에는 변호사로, 밤에는 슈퍼히어로 '데어데블'로 변장해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마블의 TV 드라마로, 최근 국내의 미국 드라마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에로디 영은 마블 코믹스 원작에서 터프한 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엘렉트라 역을 맡았다. TV에는 '데어데블 시즌2'를 통해 처음 등장한 엘렉트라는 매트 머독의 전 여자친구로, 암살자 출신이자 뛰어난 신체능력의 소유자이며 동양의 고대 무술을 섭렵하는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다.

에로디 영은 "난 만화책을 읽으며 자란 사람이 아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디션 합격 당시에도 엘렉트라가 어떤 캐릭터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아이언맨'과 '아이언 피스트'를 서로 헷갈릴 정도로 마블 세계관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그는 "엘렉트라 역에 캐스팅 되는 과정은 마치 선물 상자를 받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엘렉트라'라는 선물 상자를 받고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상자를 열었는데, 이건 정말 매력이 가득한 '미친' 배역인 거예요. 화려한 액션, 머독과의 진지한 관계성, 여기에 그만의 다양한 매력이 어우러져 있었죠. 나를 위한 선물 같았고, 촬영을 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에로디 영은 엘렉트라를 '굉장히 복잡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엘렉트라는 머독을 사랑하는 것과 동시에 잔인한 폭력성을 드러내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지닌 채 자신만의 싸움을 끊임없이 벌이는 캐릭터라는 것이다. 그는 "소시오패스 적인 면모도 있어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고, 그러면서도 피에 굶주린 싸움꾼처럼 구는 엘렉트라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에로디 영은 "머독과 엘렉트라의 관계성에 집중하는 한편, 엘렉트라의 성향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액션 연기에 집중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액션에 더욱 힘을 실었고, 동양 무술을 구사해 엘렉트라의 신비한 매력을 강조하는 한편 잔인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극 중 동양 무술들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캄보디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로디 영은 아버지의 권유로 9살부터 가라테를 시작했고, 지금은 검은 띠를 두를 정도의 실력자가 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번 작품에서 가라테를 기본으로 한 동작에 무에타이, 카포에이라, 태권도 등 다양한 동양의 무술을 섞어 엘렉트라만의 새로운 액션을 펼칠 수 있었다.

이어 에로디 영은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엘렉트라 역시 그랬다"고 말했다. 엘렉트라처럼 싸움광이라거나 잔인한 면모를 지닌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강하게 보이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 고민하는 대신, 내가 생각하는 '강한 사람'을 캐릭터에 녹여서 보여주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로디 영은 이처럼 공을 들여 빚어낸 엘렉트라와 '데어데블'을 한국 시청자들에게 선보인다는 사실이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을 위한 '데어데블' 관람 포인트를 꼽으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데어데블'의 가장 좋은 점은 캐릭터가 '진실성'이라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 드라마는 어느 슈퍼 히어로 하나가 전 세계를 장악하는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그리지는 않아요. 하지만 캐릭터들의 관계성,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눈여겨본다면 한국 팬 여러분들도 분명히 이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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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