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신혼부부 실종 사건을 파헤친다.

최근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제작진은 지난해 5월 흔적도 없이 사라진 한 신혼부부의 행방을 추적했다.

한창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을 결혼 6개월 차 신혼부부가 실종사건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내 최성희 씨는 극단에서 촉망 받는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었고 남편 김윤석(가명) 씨는 부산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부부는 지난해 5월 어떤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벌써 실종 8개월째. 경찰이 부부의 금융·교통·통신기록은 물론 출입국 기록까지 모조리 수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금전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 또한 제기 됐으나 둘의 보험 및 채무관계 또한 깨끗했다.

지난해 5월 27일 밤 11시와 28일 새벽 3시, 최성희 씨와 김윤석 씨가 각각 귀가하는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이 부부의 모습은 더 이상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부가 살던 아파트 곳곳에는 무려 22개의 CCTV가 길목마다 설치돼 있었지만 두 사람이 귀가하는 모습 외에 부부가 15층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부부가 엘리베이터를 사용 하지 않고 굳이 다른 경로를 이용해 아파트를 빠져나갔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째서 CCTV에 단 한 순간도 포착되지 않았던 것일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알' 제작진에게 "아파트 안에서 혈흔이나 자살시도를 했던 정황 같은 건 전혀 발견이 안 됐다. 둘이 떠나는 시점에는 각자 두 발로 자의적으로 떠난 게 아니겠느냐"고 생각을 밝혔다.

제작진이 직접 확인한 부부의 집은 실종직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부부의 핸드폰과 노트북, 여권과 신분증, 옷가지가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집안의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오직 부부만이 증발한 듯 종적을 감춰버린 상태였다. 경찰은 아파트 주차장과 옥상 그리고 물탱크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둘이 함께 사용하던 자동차만 주차장에 그대로 남아있을 뿐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 했다.

그런가 하면 5월 31일, 최성희 씨의 시아버지가 아들 내외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지 이틀째 되던 날 둘의 행적이 전혀 다른 곳에서 포착됐다. 부부의 휴대전화가 각각 오전 8시 48분 부산, 밤 9시 54분 서울에서 순차적으로 꺼진 게 확인됐던 것. 특히 최성희 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서울의 기지국은 시어머니 집에서 2km 이내에 있던 곳으로 확인됐다.

최성희 씨 어머니는 "우리는 어떻게든 아이들이 연락이 안 되니까 애가 터진다. 숨을 쉬니까 사는 거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며 "그 쪽에서는 기다려 보자고 안 오겠느냐고. 자꾸 그렇게 느긋하게 이야기를 하니까 뭘 알고 있는가 생각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최성희 씨는 5월 30일 극단 대표에게 "더 이상 공연을 하긴 힘들 것 같다"는 문자를 남긴 뒤 주위와 연락도 끊었다. 반면 남편 김 씨는 5월 31일, 최 씨를 대신해 아내가 공연을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극단 대표와 통화했다. 또한 6월 2일 김씨의 핸드폰이 마지막으로 꺼지기 직전 아버지에게 "괜찮다"는 짧은 문자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교수는 "최성희 씨가 현재 본인의 자유의사와 관련 없이 남의 의해서 자유를 침해 당하거나 또는 감금 돼 있거나 본인의 의지에 의한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알' 제작진은 자취를 감춘 부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서울, 부산, 김천, 속초 등 전국 곳곳을 수소문했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이 과연 신혼부부 실종 미스터리를 밝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밤 11시 5분 방송.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