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아름다운 네 명의 여배우와 이탈리아, 그것도 소도시 여행기라니, 이토록 완벽히 낭만적인 짜임새를 지닌 설정이 또 있을까. 앞선 시즌을 연 배우 라미란을 제외하고는, 작품 속 맡은 배역으로만 접한 게 다인 배우 곽선영과 이주빈, 이세영이, 이탈리아에서 다소 생소한 지역인 폴리냐노 아 마레, 아말피, 카프리 등을 여행한다.

물론 혹자는 그리 생소하지 않은 지역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쪽이 좀 더 많을 터. 적어도 이번 이탈리아 여행기에 함께 하고 있는 멤버들에겐 사진이나 영상으로밖에 접해보지 못한, 새롭기 그지없는 이탈리아다. 어쩌면 tvN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는 ‘텐트 밖은 유럽’ 시리즈 중 구성원부터 여행 장소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아귀가 가장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시즌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출연진이, 네 명의 여배우가 이탈리아 특유의 낭만으로 가득한 소도시들을, 온 마음을 다해 여행한다. 사진 한 장만 가지고 찾아간 폴리냐노 아 마레의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그간 상상만 해왔던 곳에 직접 몸을 들이민 감격에, 행복에 겨운 눈물을 짓기도 하고, 영어를 쓰지 못하는 이탈리아 사람들과 손짓발짓으로 대화를 나누며 과일을 사고 얼음을 구해오고, 지형의 특성상 계단과 오르막길을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까지도 여행이란 맥락 속에서 온전히 즐겨낸다.

그러다 보니 예능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여배우들임에도, 어떤 이질감이나 거리감을 채 느낄 새도 없이 그들이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함께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느라 정신이 없다. 덕분에 덩달아 방송으로나마 이탈리아 남부의 아름다운 소도시들을 여행해 보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타이틀 그대로, 텐트 밖에, 그러니까 브라운관 너머에 놓인 로맨틱 이탈리아를 건너편에서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상태다.

사실 이를 가능하게 하는데 가장 큰 몫을 하는 건, 라미란과 곽선영, 이주빈, 이세영이라는 뜻밖의 조합이 선사하는 기가 막히게 편안한 조화로움이다. 시종일관 여유롭고 유쾌하게 모임을 이끌어가는 맏언니 라미란과 입에 ‘내가 할게’와 ‘오히려 좋아’를 습관처럼 머금고 언니와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는 둘째 곽선영.

꼭 하나씩 떨어뜨리고 잃어버려 ‘드랍 주빈’이란 별칭이 붙었지만 필요한 순간 씩씩하게 앞장을 서는 셋째 이주빈과 야무지게 이것저것 준비해 온 듯 보였으나 알고 보니 그저 허당일 뿐이어서 더욱 사랑스러운 막내 이세영까지. 좌충우돌하는 여정 가운데 서로 의지하고 또 장난도 치며 하루하루 함께 하는 모습이, 마치 ‘작은 아씨들’의 네 자매를 떠오르게 하여 더없이 정겹다. 그러니 보는 이들은 한층 짙게 몰입하게 되고,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 편은 성공적일 수밖에 없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tvN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