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데뷔 28년, 배우 장서희는 어느덧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 베테랑 연기자다. 긴 세월만큼 때로는 악플에도, 때로는 '여자 장서희'의 삶을 찾으라는 반복된 질문에도 시달리는 그다. 하지만 장서희는 누구보다 당당하게 소신을 피력할 줄 알았다. 무엇보다 그는 "성공한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연기자였다.

4일 오후 장서희는 티브이데일리와 만나 현재 출연 중인 케이블TV 올리브 예능 프로그램 '서울메이트'와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메이트'는 장서희 이기우와 코미디언 김숙 김준호가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을 집에 초대하는 여행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장서희는 '서울메이트'를 통해 2015년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님과 함께 시즌2-최고(高)의 사랑'에서 가수 윤건과 가상 부부로 호흡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예능에 도전하고 있다.

장서희는 1981년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서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해 1989년 MBC 공채 19기 탤런트를 거쳐 성인 연기자로 전환했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30년 가까이 된 연기 인생 중 예능 출연은 이례적인 모양새다. 정작 장서희는 "박상혁 PD의 오랜 섭외에 감동했다"며 "또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연출 최영훈)에서 민들레 역으로 선보인 코믹한 이미지와 잘 맞을 것 같았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처럼 장서희의 의욕적인 태도와 별개로 시청자의 반응이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장서희는 악플의 존재를 언급하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는 "예전에는 악플은 신경 안 썼다. 그런데 한해 한해 나이를 먹을수록 속상하다"며 "내가 이 나이가 됐는데도 보나 마나 저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에게 욕을 먹어야 하나 싶었다. 화는 나더라. 특히 이유 없이 얼굴로 트집 잡는 게 속상하다.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이제는 맛이 갔네' 이런 말들이 특히 그렇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서희는 이내 "그런데 뭐가 중요한가.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매 순간 그 캐릭터로 보이면 그만이다. 물론 악플을 보면 속상하긴 하다. 심지어 드라마할 때는 악플이 없었다. 예능을 하다 보니 악플이 생긴 것 같았다. '언니는 살아있다'를 좋게 봐줬던 팬들이 와서 반박 댓글을 남겨주는 것도 봤다. 내 편이 생겼다는 생각에 감사했다"며 웃었다.



더불어 장서희는 결혼과 연애 등 '여자 장서희'의 삶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는 것에 대해 "독신주의는 아닌데 아직 인연을 못 만났다"며 "순리대로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내가 결혼을 했거나 가정이 있었으면 중국 활동도 못했을 것 같더라. 물론 연기만 하고 커리어만 쌓는 과정이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지만, 다 가질 수는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후회는 전혀 없다. 내 일엔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내 나이에 이렇게 쌓은 게 있다면 성공한 것 같다. 저는 굉장히 만족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장서희는 "사람이 그런 것 같다. 다 가지려고 하면 다 놓친다. 어느 하나 내려놓고, 대신 내가 그 둘 중에 뭐를 더 우선으로 생각하는지, 내가 더 원하는 쪽을 이뤄냈으면 된 것 같다"며 "가정을 꾸리면서 너무 행복하게 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게 부럽지는 않다. 나는 내 일에 있어서 굉장히 노력도 많이 하고, 어떻게 보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면서 꿈이나 목표를 따로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내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큰 상도 받았고 한류스타 소리도 들었다. 이런 만족감을 대중이 알아주시길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내 만족이다. 내 인생을 내가 돌아보기엔 성공한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에 장서희는 미래에 만나고 싶은 배우자의 조건으로 "굳이 꼽자면 내 일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제게 내조하는 와이프 역할만 바라는 사람하고는 못 살 것 같다. 여자의 일도 존중해주고, 자기 일도 했으면 좋겠다. 너무 현모양처 형을 바라는 분이라면 저하고 안 맞을 것 같다"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