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MBC 사극드라마 ‘이산’ ‘동이’ ‘마의’ 등에 출연한 배우 신국(70)이 박정희 정권 시절 대통령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바, 드디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려 41년 만이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는 신국의 대통령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

대통령긴급조치는 1972년 박정희 정권이 장기집권을 위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1974~1975년 아홉 차례에 걸쳐 발동한 조치다. 이중 9호는 유신헌법을 부정·반대·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개정·폐지를 주장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신씨는 MBC 공채 탤런트로 과거 1977년, 국방부 영화제작소 주관으로 ‘새마을 새물결’이라는 영화에 출연 중이었다. 그 해 3월 마지막 촬영에 가기 위해 경기 지역 한 다방에 대기하던 신국은 동료 배우 이계인 등과 대화를 나누던 중, 신문에 보도된 박정희 대통령 아들 박지만씨를 언급했다.

신국은 “박지만이 여배우와 외출이라도 하면 학교 측이 곤란할 것. 박지만이 육사에 들어갔으니 향후 육사에는 많은 혜택이 있을 것” 등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마침 육군 대위가 있었다. 이에 그는 박지만씨와 육사에 대한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갔다.

하지만 2013년에 이르러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잇달아 대통령긴급조치 9호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바, 신국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의해 재심이 청구됐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41년 만에 신국은 관련 사안으로 무죄를 판결 받게 된 것이다.

신국은 1969년 MBC 공채 탤런트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MBC 사극드라마 ‘허준’ ‘상도’ ‘대장금’ ‘동이’ ‘이산’ ‘마의’ 등에 조연으로 출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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