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모든 드라마, 영화에는 없어선 안 될 ‘비밀 병기’가 존재하는 법이다. 배우 서정연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야무진 커리어우먼 캐릭터성을 십분 소화하며 직장드라마이기도 한 극중 상황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리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연출 안판석)에서 서정연은 극중 여주인공 윤진아(손예진) 커피회사의 마케팅팀 부장 정영인 역으로 호연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극중 정영인은 깐깐하고 까다로운 듯 보이지만, 회사 내에서 조용히 할 일과 할 말을 다하는 커리어우먼 캐릭터로 묘사된다. 윤진아의 남모르는 지원군이 돼 주며,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범이 돼 왔고 모범이 될 인물이다. 3, 4회분에서 정영인은 남호균(박혁권)의 실수로 윤진아가 개인 경비 처리를 할 위기에 처하자, 기지를 발휘해 진아의 지원군이 돼주며 호균을 제압했다.

지난 13일 밤 방송된 5회분에서도 정영인의 속 시원한 활약이 빛났다. 그는 직원들에게 상명하복 예의를 가르치겠다는 ‘꼰대’ 남호균에게 조용히 맞서는 차원에서, 직원을 불러 일부러 고기를 굽게 해 호균에게 한 방을 먹인 것.

마치 블랙코미디와도 같은 장면이었다. 이처럼 극중 서정연이 소화하는 정영인 캐릭터는 여전히 사회생활이 힘든 많은 여성 직장인들의 대표 격이자 선배 격으로, 여성 시청자들 사이 끈끈한 연대감을 형성케 하는 긍정적 인물이다.



서정연은 앞서 ‘풍문으로 들었소’ ‘품위 있는 그녀’ ‘김과장’ 등 작품성 있고 개성 넘치는 다양한 드라마에서 존재감 강한 조연 역할을 감행해왔다. 주인공의 조력자이거나 주인공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플롯에 색다른 활기를 부여하는 그는 말 그대로 ‘신 스틸러’이자, 극중 없어서는 안 될 숨은 공신이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얼핏 극중 윤진아와 서준희(정해인)의 달콤한 로맨스지만, 30대 직장인들의 적나라한 사회생활을 담아내는 생활 드라마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잦은 순간 캐릭터들의 현실적 리액션에 공감하며,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서정연과 같은 생활 연기의 대가가 존재감을 십분 발휘하며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높이고 있다.

든든한 조력자 언니, 서정연이야말로 최근 유행하는 ‘걸 크러시’라는 신조어에 적합한 사람이 아닐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드디어 시청률 5%대를 돌파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가운데,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즐거움과 기대감도 쏠쏠하다. 배우 서정연의 조용하지만 강한, 무한한 ‘한 방’을 응원해본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