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연극 '킬롤로지'가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킬롤로지(Killology)'(연출 박선희) 프레스콜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선희 연출과 배우 김수현 이석준 김승대 이율 장율 이주승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킬롤로지'는 영국의 작가 게리 오웬의 작품으로, 소년 데이비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킨 온라인 게임 '킬롤로지'와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다룬 극이다. 세 배우의 독백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 체계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아이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개인을 둘러싼 거대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그것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박선희 연출은 "영국의 연극이긴 하지만 내용은 한국 사회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을 만들면서 내 어린 시절을 많이 생각했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한 번 쯤 돌아보게 될 극이고, 어쩌면 당신이 키우게 될 미래의 아이들의 삶을 더욱 괜찮게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햇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한 박 연출은 "영화적인 연출이 많아 관객들은 '영화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 내용이 쉽지는 않지만 스스로 짜 맞추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며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다. '머리를 쓰셨죠? 재밌으셨죠? 한번 더 오세요'라는 식이다. 또한 공연을 보는 동안 마음이 울리고, 캐릭터들의 감정이 느껴지거나 각자의 아버지, 아들이 생각났다면 성공이다. 그런 목표를 두고 작품을 만들었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극에서 살해당한 소년 데이비 역에는 장율 이주승이, 데이비의 아버지 알란 역에는 김수현 이석준이, '킬롤로지'를 개발한 게임회사 대표 폴 역에는 이율 김승대가 캐스팅 됐다.

'킬롤로지'는 세 명의 배우가 출연해 퇴장 한 번 없이 2시간 가량의 극을 독백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작품이다. 때문에 배우들에게도 쉬운 작품은 아니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장율은 "처음에는 대본을 읽어내기조차 쉽지 않았고, 여러 번 읽은 후에야 조금씩 인물들의 관계가 보였다"고 말했다. 8년 만에 연극에 도전한 이주승 역시 "선배들이 잘 도와주실 것이라는 말에 출연을 결심했는데, 연습하는 동안 선배들도 다 같이 힘들어해서 참 좋았다"고 농담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배우들은 "'킬롤로지'에는 어려운 만큼 독특한 연극적인 매력이 있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석준은 "쉽지 않은 극이지만 메시지를 풀어내는 방식이 지극히 연극적이고, 시의적으로도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승대는 "세 인물이 서로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각자의 독백 사이에서 찾아낼 수 있는 연결고리가 서로의 이야기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 그런 연극적인 지점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극에 도전하게 됐다"며 '킬롤로지'의 장점을 꼽았다. 7월 22일까지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