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돈스코이호의 실체가 드러났다.

4일 밤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보물선과 회장님'이라는 제목 아래 돈스코이호 미스터리 이야기로 꾸며졌다.

돈스코이호는 러일 전쟁 당시 일본군에 패한 러시아 군함이었다. 문헌에 따르면 패전 후 귀국하지 않고 울릉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은 물론 일본과 러시아에서도 돈스코이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 가운데 돈스코이호가 '보물선'으로 각인된 계기가 불분명했다. 군함이었던 만큼 돈스코이호에 막대한 금화가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줬기 때문이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군자금 및 보급을 담당하던 러시아 선박이 러일전쟁 당시 9시간가량 존재를 감췄고, 그때 돈스코이호에 군자금을 옮겨 실었을 거라는 추측이 전부였다. 해당 선박을 인양한 일본 기업가에 의해 당시 러시아 군자금이 금화 및 금괴로 있었고 지금으로 따지면 한화 150조 원에 달한다고 부풀려졌다.

신일그룹 유지범 회장은 돈스코이호 탐사 성공에 멈추지 않고 인양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며 투자자를 유치했다. 돈스코이호에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200톤의 금괴를 호언장담하며 인양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광고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가상 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상장만 하면 1만 원이 된다"며 가상 화폐를 개당 3원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행법상 가상 화폐 관련 상장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구입자만 11만 9000명에 달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만난 전문가는 "본진이 있고 주가 조작 팀이 있어서 보물선 소재를 이용해 매매 차익을 얻는 게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제작진이 유지범 회장을 만나기 위해 그가 머물고 있다는 싱가포르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은 신일그룹이 아닌 페이퍼 컴퍼니였다.

심지어 유지범 회장의 존재도 분명하지 않았다. 한 제보자는 돈스코이호 인양 업체 대표였던 김용환과 신일그룹 홍보팀장이라는 박성진 모두가 유지범이라고 주장했다. 유지범의 본명은 류승진이라고도 했다. 이에 제작진이 전화 목소리를 확인한 결과 모두 동일인으로 드러나 충격을 자아냈다.

인양을 호언장담한 유지범의 정체도, 돈스코이호의 '보물선'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 심지어 배를 인양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었다. 러시아의 군함이 확실한 만큼 소유권 포기가 선제돼야 인양할 수 있다는 것. 허황된 일확천금의 결정체 돈스코이호의 실체였다.

그런가 하면 유지범은 현재 인터폴의 지명수배를 받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