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트로트 가수 지나유의 삶을 담았다.

4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지나유, 새벽을 달린다' 4부로 꾸며졌다.

사람들이 단잠에 빠져 있을 새벽 2시, 가냘픈 몸으로 아파트 단지를 뛰어다니며 우유 배달을 하는 이가 있다. 그런데 그의 진짜 직업을 알면 모두가 깜짝 놀란다. 다름 아닌 트로트 가수란다.

걸그룹 배드키즈의 멤버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지나유. 그러나 바쁜 것에 비해 손에 들어오는 수입은 변변치 않았고, 집을 떠나 숙소 생활을 하는 것도 고달팠다. 하루하루 지쳐가던 유지나는 고민 끝에 걸 그룹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나유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무대를 향한 갈증이 쉽게 잦아들지 않아 그 어떤 일에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던 것.

결국 잘 아는 작곡가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지나유. '지나유'라는 이름으로 다시 무대에 섰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이런 지나유의 열정을 보며 가족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아버지가 기획사 대표를, 이모가 이사를 맡아 지나유의 스케줄을 관리하며 여기저기 지나유의 노래를 알리러 다닌다. 어머니는 미용실을 운영하며 생활을 책임지고 있는가 가면 쌍둥이 언니 안나 씨도 가수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보태주곤 한다.

이런 가족의 헌신을 보며 지나유가 '나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바로 우유 배달이었다. 새벽에 배달이 끝나기 때문에 가수 활동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이 일의 매력이었다.

아직은 무명가수이기에 더 큰 꿈을 꾸며 새벽 속으로 달려나가는 지나유. 지나유의 아름다운 도전을 만나본다.

기다렸던 무대를 앞두고 지나유의 단장도 길어졌다. 지나유는 행여나 비가 올까 노심초사했다. 그럼에도 무대 의상을 갈아입은 지나유는 연습에 또 연습이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일이 생겼다. 이사 겸 이모는 "비가 와서 축제 무대가 취소됐다"고 지나유에게 알렸다.

얼마나 기대했던 공연인지 알기에 지나유 엄마는 말없이 딸을 위로했다. 지나유는 무대 취소에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저녁 지나유는 음악 프로그램을 봤다. 텔레비전 속 아이돌을 보면 자신의 지난 날이 떠오르는 지나유다. 지나유는 "'지나유가 아이돌 하다가 망해서 트로트 가수를 하는 구나. 얘한테 별 볼일 없겠구나'라며 사람들이 연락도 많이 안했고,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됐다. 주변 시선을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배트키즈 멤버로 데뷔해 1년동안 활동한 뒤 소속사와의 갈등 등 아이돌 활동을 접은 지나유는 한 작곡가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로 재데뷔 했다. 이에 지나유는 "무대에서 희열을 맛봤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것 같다. 이렇게 힘들어도 무대 위에 올라가면 싹 사라진다. 무대 하나 바라보고 버티는 거다"라고 했다. 때로는 그 열정이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된 적도 있었단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