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팬들의 선택으로 새로운 뮤지션을 발굴한다. '더 팬(THE FAN)'이 아래로부터의 뮤직 큐레이팅을 통해 기존 음악 예능을 뛰어넘어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찾겠다고 나섰다.

SBS는 31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더스테이트 호텔에서 새 예능 프로그램 '더 팬'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김영욱 PD와 박성훈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팬'은 스타가 먼저 알아본 예비 스타들의 팬덤 서바이벌을 그리는 음악 예능이다. 'K팝스타'(이하 'K팝') 시리즈를 연출한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이하 '판듀') 시리즈를 연출한 김영욱 PD가 뭉친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 팬'에서는 총 15명의 참가자들이 셀럽들의 소개로 음악 세계를 선보인다. 여기에 가수 보아, 유희열, 이상민과 작사가 김이나가 팬 마스터 4인방으로 출연한다. 다만 셀럽과 팬 마스터 등은 기존 오디션 예능의 심사위원이 아닌 음악 전문가로서 팬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에 참가자들은 각자의 음악 세계를 평가받고, 셀럽들은 자신이 열광하는 뮤지션을 대중에게 소위 소개하고 각자의 음악 취향을 평가받을 전망이다.

특히 '더 팬'은 앞서 '판듀'를 스페인 국영 방송사에 수출한 글로벌 포맷 회사 바니제이 인터내셔널과 SBS가 협업한 예능이다. 이와 관련 김영욱 PD는 "8개월 정도의 기획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대세인 음악 예능을 어떻게 새롭게 만들 수 있을지에 초점을 정조준하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니제이 사람들이 현대인들이 어떻게 음악을 소비하는지도 분석했다. 기획사가 신인을 발굴하고 양성해서 팬들한테 내놓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음악색을 갖춘 사람들을 역으로 발굴해 달라고 제안하고 그런 식으로 음악을 큐레이팅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쉽게 말해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중학생 때 부모가 찍은 영상을 어셔가 자기 SNS에 올려서 월드스타로 만들었다. 그런 과정을 녹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 또 바니제이 측에서 SBS 본사 로비를 지나며 우연히 팬들이 보낸 쌀 화환 '드리미'를 보고 그런 특이한 팬 문화를 활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성훈 PD는 김영욱 PD와의 협업에 대해 "'K팝'을 마치고 해외 연수를 다니면서 외국에서 한국에 있는 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했다. 음악 예능이 워낙 많고 또 인기 있는데 한편으로는 많은 프로그램이 서로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피로감을 느끼고 비슷해진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 그런 것들을 저희 회사에서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꺼내야겠다는 생각에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욱 PD 역시 "음악 예능이 시대, 사회와 별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아주 사소한 취미, 취향이 어떤 현상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새로운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는 시대에 힘을 합치게 됐다"며 "같이 작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진행되고 있다. 좋은 결과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완전히 새로운 음악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더 팬'은 'K팝'과 '판듀'의 PD가 뭉친 데다가 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박성훈 PD는 "우리 프로그램의 결정권이 심사위원이 아니라 단순히 대중에게 있다는 게 생방송 투표만 말하는 게 아니다. 어떤 작은 것들에 팬들이 열광하고 그 열광을 어떤 식으로 집단화해서 힘을 발휘하고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많은 예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런 것들을 유의미하게 받아보려 한다. 심사위원이 결정 안 하고 투표로 결정한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을 기대해주셔도 좋다. 'K팝'과 '판듀'의 특성이 섞이는 건 저희 안의 DNA가 담기다 보니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단순히 두 합의 엄마 아빠 닮은 아이가 아니라 굉장히 다른 화학적인 결합을 하게 되더라. 저희도 깜짝 놀랄 정도로 유기체처럼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욱 PD는 "저희 프로그램은 특히 먼저 발견한 사람들이 움직임을 시작하는 걸 중요한 콘셉트로 삼았다. 많은 셀럽이 소개를 해주셨다. 단순히 한 명을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방송 보면 느끼실 수 있겠지만 그분들의 무대에 서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떨림과 취향을 담아 소개했기 때문에 드러나는 진정성과 그동안 형성된 취향을 드러내면서 주는 긴장감까지 보여서 훨씬 새로운 포인트다. 막상 보시면 'K팝', '판듀'와도 다를 거고 '프로듀스 101'과도 굉장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패기 넘치는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공교롭게도 '더 팬'이 출격하는 토요일 저녁에 이미 KBS2 '불후의 명곡'과 같은 전통적인 음악 예능이 존재하는 상황. 박성훈 PD는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만 저희는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라는 것만 빼면 나머지는 기존 프로그램들과 상당히 다를 것"이라며 "아이돌 콘셉트의 오디션 예능보다 훨씬 보편적인 공감을 살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욱 PD 역시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 제일 듣고 싶은 말은 요즘 살마들이 음악을 듣는 심정을 읽어냈다는 평"이라며 "연애 세포가 살아나듯 음악을 듣는 기쁨을 시청자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 팬'은 다음 달 24일 저녁 6시 25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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