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분명히 '쇼미더머니 777' 우승은 래퍼 나플라가 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얼굴도 모르는 래퍼 마미손이 됐다.

9일 밤 방송된 케이블TV Mnet 예능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777'에서는 래퍼 나플라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포커스는 우승자인 나플라보다 축하무대를 장식한 마미손에게 쏠렸다.

이날 나플라는 기리보이와 스윙스 팀에 속해 신곡 '버클'과 '픽업 맨' 등을 선보였다. 그의 무대는 현장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에 힘입어 나플라는 우승을 거두며 상금 2억 원도 가져갔다.

하지만 방송 직후 '쇼미더머니 777' 애청자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대두됐다. 나플라의 우승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결승전 치고는 박진감 없던 구성이 빈축을 산 것.

그도 그럴 것이 '쇼미더머니' 시리즈는 지금까지 매 시즌 결승전마다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다. 예선부터 준결승 등 라운드를 거듭하며 출연자들의 실력이 검증되는데, 결승에 앞서 유력한 우승 후보에 대한 윤곽에 뚜렷하게 잡힌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시즌4에서 정작 송민호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와 같은 유행어가 통용됐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나플라 역시 결승까지 우승자가 명확해 보이는 '쇼미더머니 777'의 서사를 피해갈 순 없었다. 예선과 본선 과정에서 꾸준한 실력을 보여준 그는 키드밀리, 루피와 함께 한 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에 나플라의 우승을 두고 예측 가능했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이 가운데 축하무대를 꾸민 마미손은 객석을 뒤집어 놨다. 그는 "한국 힙합 망해라", "계획 대로 되고 있어" 등과 같은 재치 있는 래핑으로 관중을 폭소케 했다.

특히 그는 복면을 뒤집어쓰고 정체를 감추며 끝까지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했다. 래퍼 매드클라운이 마미손의 정체일 것이라고 강력한 의심을 사고 있으나, 정작 매드클라운은 개인 SNS를 통해 "아니야"라고 거듭 반박하며 궁금증을 키웠다.

결국 마미손은 대중의 관심과 호기심을 유지하며 우승자 나플라보다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게 됐다. 복면에 정체를 감춘 마미손의 재치처럼 '쇼미더머니 777' 역시 우승자에 대한 호기심을 끝까지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나플라의 실력은 우승자에 걸맞았지만 타이틀을 이끌어간 제작진의 방만한 구성이 아쉬움을 남긴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net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