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뮤지컬 배우 오만석이 한 무대 위에서 그려내는 9가지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까.

13일 오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연출 김동연, 이하 '젠틀맨스 가이드') 프레스콜이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렸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없애는' 과정을 다룬 뮤지컬 코미디다.

몬티 나바로 역에는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 1인 8역을 소화하는 다이스퀴스 역에는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이 나선다. 시벨라 홀워드 역은 임소하(임혜영), 피비 다이스퀴스 역은 김아선, 미스 슁글 역은 김현진이 맡았다.

김동연 연출은 "제일 중요한 건 '젠틀맨스 가이드'가 코미디 장르라는 거다. 사실 코미디가 우리나라에서 그리 강하지 않지만, 뮤지컬이야 말로 코미디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장르다. 고전 뮤지컬 중에도 코미디가 많았고, 그런 점들을 클래식하게 살리려 했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극은 주인공 몬티 나바로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기존 브로드웨이 원작 공연과는 다른 방식을 선택해 무대에 올려진 몬티의 회고록을 읽어나가는 극 중 극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무대 디자인 역시 책장을 넘기는 듯한 과정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김 연출은 "사람을 죽이는 설정이 있음에도 웃음이 나는 희극성을 유지해야 한다. 사건을 실제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희극적인 요소로서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책상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처럼 만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TV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유연석이 다시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고, 그룹 신화 김동완, 뮤지컬 배우 서경수가 모여 주인공 몬티 나바로 역을 맡았다.

유연석은 "'미스터 션샤인' 촬영이 끝나자마자 미국 가는 비행기에서 대본을 보게 됐다"며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음악까지 듣고 나니 쉬면서 연말을 보내기는 너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작품을 선택한 계기를 밝혔다. 김동완은 같은 역을 맡은 서경수를 비롯해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 김아선 등 내로라하는 동료 배우들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고, 서경수 역시 "기쁘고 설레고 하루하루 즐겁다"며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드러냈다.


몬티 나바로의 상대 역이자 1인 9역을 소화하는 다이스퀴스 역은 지난 9일 개막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다.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이 트리플 캐스팅돼 다이스퀴스 가문 9명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날 시연에서 9가지 캐릭터 중 하나인 레이디 히아신스 역으로 무대에 오른 이규형은 우스꽝스러운 드레스 차림으로 성공적인 코미디 연기를 펼쳤다. 이규형은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1인 9역에 이끌려서 선택하게 됐는데, 막상 연습 기간 때 '진짜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연이 무사히 올라갔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기쁘다"는 소회를 전했다.

한지상은 1인 9역을 연기하는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무대 뒤 의상 퀵체인지가 전쟁 같다. 정해진 약속에 따라 의상팀원들이 내 옷을 벗기고 입히며 동시에 분장팀에서 분장을 수정해준다. 그 동작들 자체가 일련의 안무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몬티 나바로는 현실에 있는 캐릭터고, 다이스퀴스는 만화적인 캐릭터다. 9가지 색깔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코미디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오만석 역시 작품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퀵체인지를 꼽았고, 퀵체인지 탓에 무대 아래서 쉴 시간이 없어 체력이 고갈된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오만석은 "우리나라에 이런 류의 코미디 작품이 많지 않다. 이런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9개 캐릭터를 보여드려야 하니 목소리, 외모 등 신체적 한계를 약간의 차이점과 자세, 동작, 소품과 의상 등으로 커버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한 가문 안의 같은 핏줄의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숙제다. 기대감을 가지고 봐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2019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