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2018년 가요계의 키워드 중 하나는 ‘아듀’(Adieu)였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 온 상징적 그룹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며 가요계를 흔들었다. 공개 오디션 출신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도 하나 둘 마무리됐다. 끝이 있었다면 시작도 있었다. 제작 노하우를 가진 회사에서, 혹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해 가요계의 미래를 밝혔다.

◆ 끝 아닌 끝

올해는 개성 있는 음악으로 사랑 받았던 밴드 두 팀이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장미여관의 음악을 더는 들을 수 없게 됐다.

이들의 해체 공지는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그러나 과정은 달랐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경우 지난 11월 1일 낸 정규 5집 ‘모노’ 발매에 앞서 이 앨범이 밴드의 “마지막 앨범” 임을 공지했다. 지난 2008년 ‘싸구려 커피’로 데뷔한지 정확하게 10년 만이다.

이들은 마지막 앨범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자리에서 해체를 결정하게 된 이유와 향후 활동 방안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연말로 계획된 마지막 콘서트까지 매진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장미여관의 해체는 각종 잡음 속 이뤄졌다. 지난 11월 12일 소속사에서 공식 해체와 육중완, 강준우로 이뤄진 육중완 밴드 결성 소식을 알린 직후,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임경섭, 윤장현, 배상재가 반박 입장을 냈다.

이 과정에서 정산과 태도 등에서 비롯된 멤버 간 갈등이 드러났다. 상표권과 관련해서는 법정 다툼까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결국 장미여관은 제대로 된 작별인사 없이 활동을 접게 됐다.

지난 1999년 데뷔한 이후, 힙합계 레전드로 통했던 드렁큰타이거의 활동도 마무리됐다. 멤버 DJ샤인이 5집 활동을 끝으로 탈퇴한 후 홀로 브랜드를 유지해 온 타이거JK는 지난 11월 14일 낸 10집 앨범을 끝으로 드렁큰타이거라는 이름을 내려 놓겠다 선언했다. 음악적 성장을 위해 내린 결정으로 타이거JK로서의 활동은 쭉, 계속 될 전망이다.

아이돌들의 마지막도 있었다. 우선은 지난해 케이블TV 엠넷 ‘프로듀서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들의 활동이 끝났다.

최종 11위 안에 든 멤버들로 구성된 워너원의 예정된 활동 기간은 오는 12월 31일이다. 탄생과 동시에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던 만큼 활동 연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워너원 이후, 팬들의 요청에 의해 탄생한 제이비제이(JBJ), 레인즈 등은 짧은 활동 후 개인 활동에 돌입했다. JBJ는 지난 4월 낸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었으며, 레인즈는 10월까지 해외 활동을 펼치다 자연스레 활동을 마무리했다.

KBS2 ‘더 유닛’을 통해 최종 선발된 여성 그룹 유니티도 지난 9월 활동을 끝으로 해체했다.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남성 그룹 유앤비의 멤버들은 현재 개별 활동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다시 그룹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들 외에도 지난 2013년 데뷔, 올해로 데뷔 5주년을 맞이한 그룹 소년공화국이 무기한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소속사 폭행 등의 잡음으로 구설에 올랐던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역시 더 이상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 시작



소멸은 아쉬웠지만, 탄생도 많았다. 다양한 그룹들이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선 배우 윤은혜의 소속사에서 키운, 실력파 밴드 더블유24(W24)가 등장했다. 지난 2월 싱글 ‘러브 미’(Love Me)로 데뷔한 이들은 이후 ‘점퍼 챙겨 나와’ ‘소심해’ 등의 자작곡으로 활동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4월 종영한 엠넷 ‘고등래퍼 시즌2’를 통해 실력파 래퍼들도 대거 수급됐다. 김하온과 빈첸(이병재), 친칠라(오담률), 애쉬아일랜드(윤진영) 등이 데뷔, 주목 받았다.

여성 그룹들의 데뷔는 줄을 이었다. 지난 5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새 얼굴인 (여자)아이들이 데뷔한 것에 이어 지난해부터 매달 멤버 공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이달의 소녀가 지난 8월 ‘완전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달 핫 루키로 통하는 그룹 네이처 역시 싱글 ‘기분 좋아’로 활동을 시작했다.

오디션 출신들의 여성 그룹들의 데뷔도 있었다. 지난 1월에는 엠넷 ‘아이돌 학교’를 통해 결성된 프로미스나인이, 지난 10월에는 엠넷 ‘프로듀스 48’을 통해 발탁된 아이즈원이 데뷔했다.

남성 그룹도 나왔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그룹 스트레이키즈가 지난 3월 정식 앨범으로 데뷔했다. 걸스데이 제작자의 야심작인 9인조 디크런치는 지난 8월, 블락비를 이을 후배 그룹 에이티즈는 지난 10월 출사표를 던졌다. 또 JBJ와 레인즈 활동을 마친 멤버들이 솔로 또는 유닛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배우돌’도 등장했다.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를 론칭시켰던 나병준(현 스타디움, 구 판타지오 대표)의 야심작 더 맨 블랙이 11월 데뷔했다. 10인조인 이들은 연기 활동에 초점을 맞췄던 서프라이즈와는 달리 데뷔 앨범을 미니앨범으로 선택, 무게를 뒀다. 내년 부터는 해외 팬미팅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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