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아역 배우 오아린부터 대배우 이순재까지. '2018 SBS 연기대상' 배우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남다른 품격을 보여줬다.

SBS는 지난달 31일 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2018 SBS 연기대상'(이하 'SBS 연기대상')을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대상을 공동 수상한 감우성과 김선아를 비롯해 지난해 SBS 드라마를 빛낸 배우들과 제작진이 대거 참석, 수상과 새해맞이의 기쁨을 나눴다. 그중에서도 수상 없이 품격을 높인 배우들의 면면이 시상식이 지난 뒤에도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 이순재, 등장 만으로 일동 기립

이순재는 'SBS 연기대상'에서 올해 방송될 SBS 새 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유인식)의 여자 주인공 배수지와 함께 월화드라마 최우수연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모두를 우러르게 만드는 대배우의 등장에 무대 하단에 있던 연기자들 모두가 기립했다. 이는 고스란히 생방송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 등장한 화면에서는 곧바로 배우들이 착석해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이순재가 화면이 바뀔 무렵 후배 연기자들에게 직접 앉을 것을 당부했던 것.

이와 관련 SBS 관계자는 "당시 이순재 씨가 '2019년에는 질과 양적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드라마를 만들어서 드라마 왕국 코리아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덕담까지 해줬다"며 "곧바로 기립한 후배 방송인들을 향해 착석을 권하는 포용력 있는 모습으로 대배우의 품격을 드러냈다. 연말 시상식을 훈훈하게 만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 오아린, 어른도 감탄한 인성

오아린은 'SBS 연기대상'에 청소년 연기상 후보 자격으로 참석했다. 현재 그는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 아리 공주 역으로 열연 중이다. 그러나 수상의 영광은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연출 조수원)에서 우서리 아역으로 열연한 박시은이 가져갔다.

2011년생으로 불과 만 7세인 오아린이 목격하기엔 당황스러울 수 있는 상황. 함께 참석한 '황후의 품격' 배우들은 일제히 오아린을 걱정했다. '황후의 품격'에서 천우빈(본명 나왕식) 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최진혁이 오아린을 토닥이며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심지어 MC 신동엽은 오아린이 2017년 '언니는 살아있다'로 SBS 연기대상에 참석했던 것을 언급하며 수상을 기대하거나 준비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오아린은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후보에 올랐는데 상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준비한 소감을 말한 뒤 "더욱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SBS 관계자는 "시상식 당일에야 수상자가 공개되는 특성상 아무리 어린 아역이라고 해도 수상 여부를 미리 알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그 어린 배우가 본인이 수상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긴 어려웠을 거다. 어린 친구다 보니 혹시 상심한 마음에 울지는 않을까 성인 배우들도 걱정이 많았는데 오아린 양이 너무나도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응해 감탄을 자아냈다"고 설명했다.

배우 중 가장 연장자인 이순재부터 가장 어린 오아린까지 무관의 참석자였음에도 나름의 품격을 보여준 상황. 시상식의 품격은 공정한 수상과 더불어 참석자의 태도에 달렸음이 드러났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