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본 방송을 불과 2일 남겨둔 가운데, '스카이(SKY)캐슬'이 대본 유출 파문에 휩싸였다. 단순 스포일러를 뛰어넘는 악재이건만 작품의 인기는 굳건하다. 애청자들을 중심으로 알고도 못 막는다는 신뢰감이 견고한 덕분이다.

16일, JTBC 금토드라마 '스카이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대본이 유출됐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극 중 등장인물 차기준(조병규)의 이름이 적힌 34쪽 분량의 17회 대본이 퍼진 것. 제작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본 유출 피해를 인정했다.

'스카이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스카이캐슬이라는 고급 빌라 단지를 배경으로, 명문가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과 교육열을 낱낱이 파헤치는 풍자극이다. 사실적인 묘사와 짜임새 있는 구성, 배우들의 열연과 뛰어난 연출력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드라마는 시청률 1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다. 최근 방송된 지상파 드라마와 견줘도 손색없는 수치다.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온갖 스포일러가 들끓기도 했다. 특히 극 중 김혜나(김보라)의 존재와 죽음을 비롯해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등 긴장감을 조성하고 사건 전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넘쳐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메신저 등을 통해 확산된 '스카이캐슬' 전개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은 스포일러 의혹을 자아내며 곳곳에 퍼져나갔다.

그러나 대본 유출은 스포일러와 차원이 다른 명백한 범죄다. 그 자체로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 단순 스포일러의 경우 일반 시청자를 피해자로 특정할 수 없어 법적 책임을 지우기도 어렵다. 그러나 대본 유출의 경우 제작진이 보유한 콘텐츠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민, 형사상 책임을 동반할 수 있다. 흔한 유튜브 리뷰에도 드라마나 영화 전편을 실을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제작진은 이와 관련 "드라마에 대한 화제성과 커지고 있는 만큼 내용 유출과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방영 본의 대본이 유출됐음을 확인했으며, 이에 시청자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또한 "현재 제작진은 유출 경위를 상세히 조사 중"이라며 "그 외에도 시청자 여러분들의 시청권 보호를 위해 해당 내용의 무단 유포자들을 대상으로 강력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누리꾼 사이에서는 제작진에 대한 응원 및 동정 여론이 퍼지고 있다. "알아도 상관없다"는 반응도 지배적이다. 그만큼 충성도 높은 시청자 층이 형성된 데다가, 재미가 반감됐다고 해도 거짓 스포일러에 지친 누리꾼들이 직접 방송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

일례로 논란 당일 공개된 '스카이캐슬' 17회 예고편 영상만 해도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100만 건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워낙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스카이캐슬'의 강점이었던 만큼 대본이 유출됐다는 17회의 시청률 추이와 방송 이후에 대한 시청자 반응에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작품을 둘러싼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는 '스카이캐슬'의 현재 분위기와 흡사하다. 극 안에서도 김혜나 사망의 진실을 두고 등장인물들의 추리가 이어지는 형국인 터다. 그럴수록 스카이캐슬이 추앙하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님,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과연 제작진이 시청자의 믿음에 보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제공 및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