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쉽게 볼 수 없는 배우 송혜교, 박보검의 조합에 캐스팅 소식부터 엄청난 기대를 불러일으킨 ‘남자친구’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대중을 반긴 건 진부한 스토리와 현실적이지 않은 대사들이었다. 좋은 배우들과 감각적 연출까지 더해진 만큼, 이러한 ‘남자친구’의 빤한 스토리는 더욱 큰 아쉬움을 남긴다.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극본 유영아·연출 박신우)가 지난 24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남자친구’는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차수현(송혜교)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 김진혁(박보검)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는 감성 멜로를 담은 작품. 특히나 오랜 만에 차기작으로 복귀한 송혜교와 박보검의 조합이라는 점이 크게 주목 받았다.

뜨거운 관심을 반증하듯 ‘남자친구’는 1회부터 시청률 8.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역대 tvN 수목드라마 첫 방송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회는 10.3%를 기록해 tvN 드라마 역대 최단기 시청률 10%를 돌파했으며, 미주 및 유럽 99개국을 커버하는 OTT인 Viki를 비롯해 동남아 최대 OTT인 PCCW의 Viu 등 전세계 100개국이 넘는 지역의 지상파, 케이블, OTT에 방영권이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송혜교, 박보검 주연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기록들이 가능했을까 의문이다. 화제의 첫 방송에 이어 방송된 2회는 최단기 10% 돌파 기록과 함께 ‘남자친구’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남았다. 이후에는 7~8%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저조한 시청률은 아니지만, 이는 초반의 관심을 계속해서 끌어가지 못한 셈이다.

초반 시청자들을 등에 업고 탄력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공감 받지 못한 대사다. 전형적 캔디 스토리에 성별의 반전을 꾀한 변주는 색다른 시도로 호평 받았지만, 소재를 살리지 못하는 어색한 대사들은 몰입을 방해했다. 동화 같은 어른들의 사랑을 담으려는 노력 또한 엿보였지만 현실성이 지나치게 부족한 과한 설정, 구구절절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는 지점들은 오히려 반감을 사기도 했다.

또한 부제를 ‘어머니가 이상해’로 달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하는 데 모든 어머니가 총출동한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차수현의 시어머니, 어머니, 김진혁의 어머니까지 두 사람이 겪는 가장 큰 고난에 어머니들이 자리했다. 여기에 첫 만남의 지나친 우연, 매력적으로 살리지 못한 클리셰, 부자연스러운 문어체 대사까지 더해졌다.

때문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송혜교는 시키는 대로만 인생을 살아온 차수현이 자신의 사랑 앞에 용기를 내고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렸고, 박보검도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김진혁으로 분해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청년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나 ‘남자친구’ 속 자연스럽지 못한 문어체 대사를 전담해야 했던 박보검은 열연이 무색하게도 남는 것 없이 작품을 마치게 됐다. 박보검의 바른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으나, 지나치게 현실감 없는 대사들은 박보검마저 포장 불가였다.

이처럼 배우들과 연출이 제 몫 이상을 해냈음에도 대중을 사로잡지 못한 스토리는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다. 조금 더 사랑 받을 수 있던 ‘남자친구’가 유독 아쉬움으로 남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