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또 한 편의 엑소시즘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안방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기 장르물이지만 같은 소재로 가장 대중적인 지지도를 끌어낸 영화 '검은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라면 그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영화 '사바하' 언론시사회(감독 장재현·제작 외유내강)가 13일 서울 용산CGV에서 배우 이정재, 박정민, 진선규, 이재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연출의 변에 대해 설명하던 장 감독은 간담회 말미 돌연 눈물을 터뜨렸다. 이정재는 "지난 3년 간 정말 피 흘리고 뼈를 깎으며 촬영을 했다"며 눈물을 보이는 감독을 격려했다. 장 감독은 "평소 잘 울지 않는 편인데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장 감독의 노력 만큼 영화는 장르적 재미가 쏠쏠하다. 매니아들을 만족 시킬 수 있는 클리셰가 적재적소에 등장한다. '검은사제들'이 특별한 서사 없이 캐릭터와 배우들의 힘으로 관객들을 끌어 당긴다면, '사바하'는 전작에 비해 스토리가 탄탄하다. 퇴마라는 엑소시즘 외에도 동물들을 정면에 배치, 토테미즘의 재미도 엿볼 수 있다.


'검은 사제들'이 신부가 등장하는 카톨릭이 배경이라면, '사바하' 종교는 불교다. 영화는 두 종교를 통해 자주 신에 대해 묻는다.

이와 관련해 장 감독은 "'검은 사제들'이 끝난 후 불교 서적을 읽었는데 불교는 기독교와 달리 악이 없다는 것"이라며 "절대 악이 있어야 영화를 만드는데 오히려 그걸 활용해 보고 싶었다. 불교는 항상 변하더라. 그런 종교적 베이스를 깔고 갔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극중 이단 종교 집단의 배후를 쫓는 박목사 역을 맡았다. 점잖고 교리를 읊어대는 흔한 목사 캐릭터가 아니다. 때로는 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종교 보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사사로운 인물로 그려진다.

이정재는 "배우로서 다른 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목사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목사가 아니었기에 선택한 것이다. 박목사는 상처가 많은 인물인데 신이 왜 그런 상처를 주는지 묻고, 반항하고, 순응하는 그런 위태로운 목사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박정민은 자신의 연기 보다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사회를 할 때 내 연기가 부족하면 어쩌나 개인적인 생각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번엔 나 보다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 그 만큼 재밌게 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바하'는 한 마을에 의문의 쌍둥이가 태어나는 날을 배경으로 한다. 베일에 쌓인 10대 쌍둥이 역은 신예 이재인이 1인 2역으로 맡았다.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을 이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캐스팅 경쟁이 치열했던 캐릭터다. 장 감독은 수 많은 아역 배우들 중 왜 이재인을 택한 것일까.

장 감독은 "오디션을 볼 때 지원자들에게 내레이션을 시켰는데 유일하게 강원도 사투리를 쓴 친구였다. 목소리가 맘에 들어서 캐스팅 했다"라며 "영화는 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작품인데 어린 나이고,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신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높은 친구였다. 연기 역시 기대 만큼 잘해준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정재, 박정민, 진선규도 입 모아 이재인을 칭찬했다. 이정재는 "현장에서는 붙는 신이 없었지만 오늘 영화로 처음 연기를 보고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며 "뭔가 보여주기 위해 자꾸 표현하려고 하는데 표현하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표현하는게 신선했다"고 말했다. 박정민도 "영화를 보면서 감독에게 '저 친구 대박이다'라고 말했다"며 '"좋은 배우가 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진선규 역시 "정말 매력이 가득한 신인"이라며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한편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는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들과 사건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테리 공포물이다. 오는 2월 20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