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동물농장’에서 평화롭던 농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습격자의 정체가 공개됐다.

17일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TV동물농장’에서는 군산의 한 기러기농장에서 의문의 습격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체불명의 습격자는 밤마다 농장을 핏빛으로 물들인다고 했다. 2017년부터 잔혹한 죽음을 맞이한 기러기 수만 무려 300마리가 넘는다고. 아침이 밝으면, 농장 주변에는 죽은 기러기들의 사체가 곳곳에 자리했다.

농장 주인은 “사냥 본능이다 다 못 먹으면서도 다 죽인다”며 의문의 습격자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CCTV까지 설치했다고 했다. 하지만 흐릿한 화면 탓에 범인의 정체를 파악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농장 안의 다른 동물이 아닌 기러기만 노린다는 것. 농장 주인은 “쟤네 무게가 4, 5kg이다. 이런 애들을 물고 올라가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의문의 습격자가 닭의 두 배 몸집인 기러기를 물고 민첩하게 사라지는 걸로 보아 엄청난 힘을 갖고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용의자는 담비, 야생 고양이, 삵이었다. 농장 주인은 매일 아침 기러기들의 숫자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될 정도였다. 더욱이 걱정인 것은 알을 품은 어미 기러기가 습격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어미 기러기 특성상 위험 상황에서도 새끼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고. 이에 농장 주인은 부화기의 힘을 빌리고 있었다.

습격자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동물농장 제작진은 농장 곳곳에 고화질의 CCTV를 추가로 설치했다. 또 한 번의 밤이 찾아오고, 기러기 한 마리가 또 다시 사라졌다. 다음날 전문가는 여러 단서를 종합해 습격 사건 용의자가 야생 고양이 혹은 삵 등 고양이과 동물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날 밤 녀석은 또 다시 나타나 기러기를 물고 사라졌다. 결국 현장에서 녀석을 잡는 것을 실패 했지만 전문가는 CCTV를 분석해 녀석의 정체를 알아냈다. 특유의 귀 무늬가 있는 녀석의 정체는 삵이었다.

전문가는 “문제는 보호 동물이다. 2급 멸종위기 생물”이라며 피해가 있어도 포획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농장이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 주기로 했다. 움직임 감지 경보기, 최상위 포식자 호랑이의 배설물을 이용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경보기가 울리자 삵은 다시 돌아갔고, 농장 주인도 “계속 이렇게만 됐으면 좋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