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지금까지 이런 결말은 없었다. 예정된 종영이라던 ‘연애의 맛’ 최종회에는 김종민 황미나를 제외한 모든 커플이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인사 하나 없이 자막과 MC 인사로 마무리된 ‘연애의 맛’의 일방적 종영 통보는 큰 실망감을 안긴 것은 물론, 시즌2에 대한 기대마저 반감시켰다.

사랑을 잊고 지내던 싱글 스타들이 그들이 꼽은 이상형과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은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맛’이 21일 종영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연애의 맛’은 김종민 황미나, 이필모 서수연, 김정훈 김진아, 구준엽 오지혜 네 쌍 커플로 시작했다. 출연자들의 풋풋한 첫 만남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진정성 있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방송을 연장하고 새 커플 정영주 김성원, 고주원 김보미를 합류시키기도 했다. 특히 이필모 서수연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실제 커플이 됐고, 지난 9일에는 결혼식까지 올렸다. 연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부부를 탄생시킨 ‘연애의 맛’은 진정성을 무기로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얻었고, 평균 5%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다른 커플들에 대한 관심도 고조됐다.

하지만 지난 19일 갑작스러운 종영과 시즌2 소식이 전해졌다. 정영주 김성원, 고주원 김보미는 프로그램에 몇 번 등장하지도 못한 상태였고, 김종민 황미나는 최근 방송에 등장하지 않아 결별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청자들에겐 충분히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연애의 맛’ 측은 “원래 100일이라는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었다”며 예정된 종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각 커플들의 마지막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공개된 최종회에서는 김종민 황미나를 제외한 모든 커플의 이야기가 흐지부지 마무리 됐다. 이별을 고백한 김종민 황미나 커플마저 김종민의 입장만 전파를 탔을 뿐, 황미나의 속마음은 들어볼 수 없었다. 또한 다른 커플들은 흔한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녹화를 마무리했다. 종영 사실을 인지한 것은 맞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었다.

구준엽 오지혜는 궁합을 보고 달달한 데이트를 즐겼고, 김정훈 김진아는 커플 다이어리를 만들었다. 시즌2에 계속해서 등장할 것을 알린 고주원 김보미도 제주도 김보미의 새 집 이사를 돕고, 진솔한 대화로 마음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정영주 김성원은 여전히 적은 분량을 챙기며 방송 끝나기 10분 전쯤에 등장해 도자기 공방 데이트를 평소처럼 즐길 뿐이었다. 또한 지난 회 결혼식이 공개된 이필모 서수연은 아예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이필모 서수연의 결혼에 타 커플들은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만남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든 아니든, 최종회의 가장 큰 문제는 각 커플들의 마지막이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그려졌다는 것이다. 화면 속 커플들은 평소처럼 데이트를 즐겼는데, 그 아래 자막에는 종영 안내가 흘러나왔고, VCR을 지켜보던 MC들이 “시즌2로 오겠다”는 한 마디 인사를 전했다. 방송 말미 새 출연자가 등장한 시즌2 예고는 기존 출연진에 대한 배려마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프로그램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일방적인 종영 통보를 한 것에 불과했다. 각 커플의 이야기도 매듭짓지 못한 가운데 “5월 9일 목 밤 11시 시즌2로 다시 찾아옵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라며 새 커플,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당부한 자막은 오히려 반감만 키울 뿐이었다.

흐지부지 끝나버린 ‘연애의 맛’을 본 시청자들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까. 이 ‘역대급 열린 결말’이 프로그램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최선이었을지, 출연진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것은 맞는지 의문이 든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