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배우 조한철의 인간미 넘치는 열연이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몰입도를 더하고 있다.

조한철은 tvN 주말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극본 정현정·연출 이정효)에서 18년 경력 베테랑 편집자이자, 푸근하고 털털한 문학인 봉지홍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출판사 겨루의 창립 멤버인 봉지호는 작가와의 작업 자체가 너무 좋은 천생 편집자이자 좋은 작품을 읽으면 3초 안에 눈물을 글썽이는 순도 높은 감수성을 지닌 인물이다. 조한철은 시를 사랑하는 문학인이자, 사연 많은 ‘짠내’ 유발 캐릭터 봉지호로 분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봉지홍의 매력을 거침없이 그려내는 조한철의 ‘열연 모먼트’를 짚어봤다.

▶ “마음 아프게 내가 거길 어떻게 가”

지난 4회에서 차은호(이종석)는 강단이(이나영)을 포함한 겨루의 신입 직원들과 함께 책이 파쇄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인쇄소로 향했다. 떠나는 그들을 보며 봉지홍은 “마음 아프게 거길 어떻게 가”라고 말했다. 봉지홍에게 책이란 마음으로 낳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 그러나 팔리지 않는 책들은 필수불가결하게 파쇄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조한철은 담백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책에 대한 봉지홍의 애정을 담아냈다.

▶ “우리 책 만드는 사람들이야, 그러다가 시가 죽어”

봉지홍은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시집병’을 앓고 있다. 창틀에 앉아 분위기를 잡으며 시를 읊거나 겨루 대표 김재민(김태우)에게 시집의 발간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곤 한다. 그러나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겨루에서는 출간할 예정이 없는 시집. 최 시인과 점심 약속 건으로 인해 사무실에서 대표와 고성까지 오가고, ‘장사꾼’이 되어버린 대표에게 봉지홍은 서운함을 느꼈다. 자리를 박차고 나온 봉지홍은 그를 따라 나온 차은호를 향해 시에 대한 애정이 기반 된 현실에 대한 푸념을 늘어놨다. 이 과정에서 조한철은 자연스러운 행동들을 더해 봉지홍이 겪고 있는 괴로움과 공허함을 그려냈다.

▶ “내가 조금만 빨리 왔어도…”

봉지홍은 약속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최 시인이 걱정돼 그의 집까지 찾아갔다. 문을 두드려 봤지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집주인의 도움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땐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최 시인만이 남아 있었다. 계단에 주저앉은 봉지홍은 김재민에게 그의 죽음을 전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지난 만남에 고기를 사주지 못한 것을 떠올리고, 조금 더 일찍 오지 못한 자기 자신을 자책했다. 그의 오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봉지호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 “잘못한 게 이거 하나뿐이겠냐”

봉지홍과 서영아(김선영)는 지난 6회에서 부부의 연을 마무리하고 이혼했다. 봉지홍은 서영아와의 갈등이 평소와 같은 사소한 다툼인 줄 알았으나, 다음날 이혼 서류로 돌아왔다. 봉지홍에게는 갑작스러운 일. 하지만 아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비단 이 사건 하나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 계속됐을 것이라 판단했고 결국 봉지홍은 자신보다 서영아를 위한 선택을 내리게 됐다. 이후 최시인의 죽음까지 겪으며 방황하는 봉지홍에게 서영아가 찾아와 덤덤하게 조언을 했고, 끝나버린 두 사람의 관계에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봉지홍은 한 마디 말없이 그저 듣기만 했다. 봉지홍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대사 없이 표정과 시선만으로 표현해 낸 조한철의 연기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조한철은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다시 한 번 진가를 보여주며 꾸준히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조한철이 그려낸 봉지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