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영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 필요”

김재환 감독은 CGV와 메가박스에서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상영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그간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꾸준히 영화계에서 제기되어 오던 문제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 영화계의 시장을 독과점하면서부터 불거진 문제다. 당시에는 스크린 쿼터제를 통해 한국 영화 시장을 보호하는데 정부와 영화계가 한 목소리를 냈다. 당시에는 한국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함을 강조해 한국 영화 시장을 보호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의 공습을 막아내는데 급급한 나머지 한국 내의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2001년 개봉한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비롯한 몇몇 영화들이 작품성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독과점으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2006년 스크린쿼터제 축소에 반발하던 영화계에서 영화 ‘괴물’이 등장하면 한국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관계자는 “당시에는 한국 영화 시장 내의 독과점이 지금과 같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번 ‘칠곡 가시나들’ 사태에 대해서 영진위는 위원회 이름으로 CGV와 메가박스에 질의서를 보냈다. 영진위 관계자는 “일주일 상영을 보장한다는 협의서를 체결했음에도 스스로 합의를 깨는지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영진위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해 어떠한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영진위 역시도 질의서를 보낸 것에 대해 똑 같은 답변이 돌아올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질의서를 보낸 것에 대해 “힘을 쓸 수 없어 수수방관하는 것과 그럼에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다르다”고 했다.

특히 영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동반된 상영관 편성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표시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롯데시네마 은평점에서 관람했을 때 관객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족 단위 관객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 직접 나가본 결과 ‘칠곡 가시나들’을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3대가 함께 관람을 했다고 했다. 이러한 점을 봤을 때 가족 단위의 관객이 주로 이용하는 극장에 편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GV에서 편성한 극장들은 연인 관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할 수 있는 극장들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관이 최선을 다해서 관을 내어 주려고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합리적으로 영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의를 보여 관객들이 볼 수 있게 해주지 않았다”고 지적을 했다.

특히 ‘칠곡 가시나들’의 경우 영화의 본연의 기능적 측면을 고려한 편성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가 가진 전통적 의미가 함께 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기능은 넷플릭스나 IPTV가 대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역 행복생활권 측면에서 고려 했을 때 최소한의 상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동네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극장 측에서도 함께 노력을 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칠곡 가시나들’은 주요 멀티플렉스 2곳을 보이콧했음에도 개봉 4일 만에 한국 독립, 예술 영화 중 올해 첫 2만 관객을 돌파했다. 또한 각종 릴레이 GV 이벤트를 통해 관객의 공감과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다.

‘칠곡 가시나들’은 인생 팔십 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진 칠곡군의 일곱 할머니들 이야기로 매일매일 일용할 설렘을 발견하며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향해 가는 다큐멘터리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칠곡 가시나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