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그룹 빅뱅 승리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승리가 게재한 글에는 일련의 사건에 대한 언급보다 자신이 '국민 역적'으로 '몰린' 것에 대한 억울함, 피해자에 대한 사과보다 주변인들을 향한 미안함이 담겼다. 많은 의혹들이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선언한 은퇴, 중요한 말들이 빠진 선언문은 연예계를 은퇴했으니 자신을 향한 관심을 이만 거둬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시점에 은퇴를 선언하면서도 너무나 쉽게 쓴 것은 아닐까, 진정성까지 의심될 정도다.

승리는 지난 11일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제가 이 시점에서 연예계를 은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리의 은퇴 선언은 오히려 대중의 화를 키웠다. 이어진 글에서 승리는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된다" 등의 말로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호소하는 모양새에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승리 게이트'라고까지 불리는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기도 전에 은퇴를 선언했다. 맞춤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은퇴 선언문 몇 줄로 끝내기엔 그의 말처럼 사안이 너무나 크다.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글의 내용 또한 억울하다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면 대중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승리는 앞서 버닝썬 폭행 사건이 보도되면서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이어 성매매 알선 혐의 의혹까지 휩싸였고, 지난 10일에는 승리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11일에는 불법 촬영 동영상 공유 의혹까지 휩싸이며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더욱이 승리는 25일 군 입대가 예정됐다. 이에 입대 전까지 자신과 관련한 의혹들을 씻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더욱이 '승리 카톡방'에서 불법 동영상을 공유한 이가 정준영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의 불길은 불법 촬영 동영상을 공유한 남자 연예인들로 번져가고 있다. 이에 비난의 화살이 잠시 돌아갔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분명 클럽 버닝썬에 있다. 버닝썬 사건으로 촉발된 클럽 내 마약 유통 및 성폭력,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돼서는 안된다. 이는 단순 승리의 은퇴로 끝날 일이 아님은 물론, 대중의 관심이 계속해서 이어져야 할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승리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