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그룹 빅뱅 승리의 버닝썬 사건, 승리의 메신저 단체방에 함께 있던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모두가 이들의 도덕적 해이에 경악하지만, 정작 가해자보다는 피해자 찾기에 집중하는 세태를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 11일 정준영의 혐의가 최초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SBS8뉴스'는 정준영이 승리가 포함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불법 촬영 영상을 유포했다고 보도했으며, 해당 채팅방에는 이들 외에도 유명 연예인들이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이에 온라인 상에는 성관계 동영상을 찍어 유포한 정준영을 비롯해 단체방에서 그의 범행을 묵과한 가해자 일행들의 신원 찾기가 열기를 띄었다. 방송, SNS 등을 통해 그간 정준영과의 우정을 드러냈던 많은 연예인들의 실명이 거론됐다. 그중 모델 허현, 하이라이트 용준형, FT아일랜드 이홍기 최종훈, 씨엔블루 이종현, 엑소 세훈 소녀시대 유리의 친오빠인 권혁준 등은 "정준영과 그의 단체방과는 관련이 없다"며 해명에 나섰다.

단순히 동영상을 찍어 유포한 것뿐만 아니라 수면제 등 약물을 사용하고 강간을 서슴지 않았던 정준영에 대한 들끓는 분노, 그리고 동조자들을 처단하겠다는 대중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범주의 감정이다.

하지만 12일 오후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트와이스, 이청아 등 소위 '정준영 리스트'라는 '지라시'에서 몰카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 연예인들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또한 '정준영 동영상'이라는 키워드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놓치지 않으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준영이 찍었다는 몰카의 실체를 확인하고픈 사람들의 욕구가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 꼴이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특례법에 따르면 성관계 영상을 허락 없이 촬영하면 처벌, 허락 없이 유포해도 처벌,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도 처벌을 당한다. 촬영도 촬영이지만 유포 역시 죗값을 치러야만 하는 중죄라는 뜻이다. 단순히 이들의 범죄를 지탄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고 이들 범죄의 '흔적'을 찾으려 드는 행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엿보게 해 씁쓸함을 더한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굳이 색출해내 실명을 들춰내려는 움직임 역시 마찬가지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지라시' 속에 이름이 한 번 거론됐다는 이유 만으로 주목을 받는 여성 연예인들은, 비록 영상 속 피해자들이 아니라 해도 이 사건의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당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