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기생충’, 한국 영화계에 빛나는 황금 훈장을 선사하다 [이슈&톡]
2019. 05.28(화) 10:57
기생충 봉준호
기생충 봉준호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 72회 칸 영화제(2019)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06년 감독 주간으로 초청된 ‘괴물’을 시작으로 ‘도쿄!’(2008), ‘마더’(2009), ‘옥자’(2017), 그리고 ‘기생충’(2019)까지 본인의 연출작으로 다섯 번 초청된 그는, 본상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한국 영화계와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일명 ‘황금봉려상’이라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자면, 첫 진출작은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다. 이후 임권택 감독이 ‘춘향뎐’(1999)으로 최초로 본상에 해당하는 경쟁부문에 오르며 2002년엔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거머쥔다. 한국 영화로선 1999년 단편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송일곤 감독의 ‘소풍’ 이후 두번째 수상이며, 장편영화로서는 첫번째 성과다.

2004년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나란히 경쟁부문에 오르면서 한 해 두 편이나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둔다. 특히 ‘올드보이’는 심사위원 대상을 받음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데 박찬욱은 이어 2009년 ‘박쥐’로 또 한 번의 본상, 심사위원상을 획득하며 ‘칸이 사랑한 남자’란 수식어를 얻음은 물론 영화감독으로서의 박찬욱의 이름을 더욱 공고히 한다.

2007년에도 빼놓을 수 없는 경사가 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와 김기덕 감독의 ‘숨’이 함께 본선에 오른 이 해에 ‘밀양’의 배우 전도연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 당연히 한국에선 최초로, 이 때부터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란 호칭이 붙는다. 그리고 2010년,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취하고 나서, 많은 작품들이 본선인 경쟁부문에 올랐으나 상과는 인연이 없다가 2019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린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 여러모로 뜻 깊은 수상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영화계와 영화가 끊임없이 한 발 한 발 내딛어 왔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그동안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예술혼과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관 및 세계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수많은 영화계 예술인들, 감독과 배우들 등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이지 않을까 싶다.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곤잘레스 감독에 따르면 황금종려상으로서 ‘기생충’을 선택하는 것에 심사위원 9명 모두 만장 일치했다고 한다. 평점에서도 4점 만점에 3.5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다. 2년 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옥자’를 두고 보인 반응(넷플릭스 작품은 칸 영화제에 출품될 자격이 없다는)과 사뭇 다른 것으로 봉준호 감독 개인으로서도 특별한 성취감이리라. 자신의 페르소나이자 예술 인생의 동반자인 배우 송강호가 또 다시 함께 한 영화이니 더욱 그럴 테다.

앞선 수많은 영화계 예술인들이 있는 힘껏 닦아 온 길에 빛나는 황금 훈장이 하나 얹어졌다. 이 힘을 기반으로 앞으로 또 수많은 영화인들이 있는 힘껏 자신과 우리의 틀을 깨며 새로운 모험을 감행할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를 사랑하고 한국 영화를 지지하는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봉준호의 ‘기생충’에게 수여된 황금종려상이란 영광을 기뻐하고 또 환영해 마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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