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가수 윤종신이 본업인 음악 활동에 집중하겠다며 예능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지천명 나이에 새롭게 도전하는 가수 인생 2막에 응원의 물결이 쏟아지는 한편, 그가 떠난 빈자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4일 윤종신은 2020년에 10주년을 맞이하는 '월간 윤종신'의 새로운 프로젝트 '이방인 프로젝트'에 대한 장문의 글을 SNS에 게재하며 예능프로그램 하차 소식을 전했다.

윤종신은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며 제 노래 속에서 외로움 그리움 쓸쓸함을 노래해 왔지만 정작 저는 항상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에 두고 정든 안방을 떠나보지 않은 채 상상 만으로 이방인, 낯선 시선, 떠남 등의 감정을 표현해 왔던 무경험의 창작자란 생각을 몇 해 전부터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재작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고 남은 기간 착실히 준비해서 올해 10월에 떠나보려 한다. 해왔던 방송들은 아쉽지만 그 전에 유종의 미를 잘 거두려 한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종신은 올해로 50세,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오래전 그날' '오르막길' '본능적으로' '팥빙수' '좋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그는 최근까지도 월간 윤종신을 통해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아티스트들과 소통해왔다. 유튜브를 통해 작곡 과정을 소개하는 '탈곡기' 콘텐츠 등을 시도하는 등 트렌드에 발 맞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예능인으로서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면서도 음악의 끈을 놓지 않은 셈이다.

그런 윤종신이 본업을 위해 부업이었던 예능인의 자리에서 떠나겠다는 결단을 내리자, 대중들은 그의 용기를 응원하고 있다. 창작을 위해 모든 일상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겠다는 음악인으로서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종신의 빈자리가 남게 된 예능가는 고민이 많다. 특히 그가 고정 출연 중인 MBC '라디오스타', JTBC '방구석 1열' 등이 그렇다.

윤종신은 '라디오스타' 첫 방송부터 함께하며 지난 12년 간 프로그램을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최근 MC 차태현이 내기 골프 논란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 스페셜 MC 체제로 돌아가고 있는 '라디오스타'의 입장에서는 윤종신의 하차가 큰 타격일 수 밖에 없다. 제작진은 이날 "윤종신이 제작진과 상의해 하차를 결정했다. 시기는 상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종신이 떠나면 MC는 김구라, 김국진만이 남는 상황이다. 새로운 MC를 수혈하거나 프로그램을 완전히 개편하는 일 어느 쪽도 쉽지 않은 결정이기에 제작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최근 방송 1주년을 맞은 '방구석 1열'의 경우 역시 윤종신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윤종신은 해박한 영화 지식을 바탕으로 게스트로 출연하는 영화 감독들, 전문가 패널들 사이의 가교를 담당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인물인 셈이다. 이미 윤종신의 하차가 확정된 상황에서 '방구석 1열'이 어떤 대안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MBC,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