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배우 이정재의 10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 보좌관들의 이야기라는 신선한 소재로 주목 받은 ‘보좌관’이 딱 기대치만큼의 무난한 첫 발을 뗐다. 또한 여성 정치인으로 변신한 신민아 역시 이정재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극을 살렸다.

지난 14일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극본 이대일·연출 곽정환, 이하 ‘보좌관’)이 첫 방송됐다.

‘보좌관’은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리얼 정치 플레이어들의 위험한 도박, 권력의 정점을 향한 슈퍼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의 치열한 생존기를 담은 드라마다.

드라마 ‘미스함무라비’ ‘THE K2’ ‘추노’를 연출한 곽정환 감독과 ‘라이프 온 마스’ ‘싸우자 귀신아’를 집필한 이대일 작가의 만남과 화려한 주, 조연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이목을 모았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송희섭(김갑수) 의원의 베테랑 보좌관 장태준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이 그려졌다. 장태준은 송희섭의 당 대표 선거 준비를 위해 발에 땀나게 뛰어 다녔고, 송희섭을 원내대표에서 밀어내려는 조갑영(김홍파) 의원의 약점을 찾아내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하게 만들었다.

권력을 위해 밀고 밀리는 진흙탕 싸움에서 장태준은 시간을 벌기 위해 페이크로 미끼를 던지기도,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조갑영의 러닝메이트인 강선영(신민아)의원과 남모르게 연애를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며 아슬아슬한 연애를 이어가는 모습으로 흥미로움을 더했다.

높은 기대치 속에서 첫 포문을 연 만큼, ‘보좌관’은 딱 기대치만큼의 볼거리를 선보이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신선한 소재와 스피디한 전개, 연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볼거리는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었다.


먼저 10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이정재는 1회 내내 장태준 자체가 돼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그는 언제라도 ‘내가 국회의원이 될 상인가’를 물어도 이상하지 않을 남다른 동굴 발성과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또한 수석보좌관으로서의 프로페셔널함과 ‘국회의원 장태준’이 되기 위한 야망, 연인 앞에서 만큼은 달라지는 스윗한 면모까지 다채로운 면면을 그려냈다.

사랑스러운 ‘로코’ 여신에서 초선의원이자 당 대변인 강선영으로 변신한 신민아 역시 눈길을 끌었다. 칼 단발에 세련된 정장 스타일링으로 등장부터 이목을 끈 신민아는 곧은 시선 처리와 똑 부러지는 말투로 강선영 캐릭터의 성격을 한 눈에 파악하게 했다. 그는 자신의 당 대변인 자리를 밀어내려는 아나운서와의 기 싸움, 조갑영의 계획을 눈치 챈 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영리함까지 갖춘 강선영으로 이미지 변신에 완벽 성공했다.

6급 비서 윤혜원 역의 이엘리야의 변신도 성공적이었다. 안경을 쓰고 투박한 시계를 차고 일에 집중하는 윤혜원의 모습은 별다른 대사 없이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 페이크 미끼를 던지는 장태준의 지시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발 빠를 대처를 해내는 유연함, 탁월한 상황 판단력을 드러내며 프로페셔널한 모습도 보여줬다. 극 말미에는 장태준을 향한 애틋한 눈빛을 드러내기도 해 앞으로 보여줄 윤혜원의 다양한 모습을 기대케 하기도 했다.

호기롭게 세상에 덤벼드는 인턴 한도경 역으로 등장한 김동준도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제몫을 해냈다. 김동준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 눈치를 보며 쭈뼛대는 소심한 모습부터 열정 가득한 눈을 빛내며 조갑영 의원을 막기 위한 힌트를 찾아내는 기지를 발휘해내는 한도경의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김갑수는 이번에도 역시 맛깔 나는 연기로 오로지 잇속만을 위해 정치하는 4선 국회의원 송희섭을 그려냈다. 송희섭은 장태준의 능력을 언제나 이용하지만, 쓸모가 없어지면 언제든 내칠 준비가 되어있는 탐욕스러운 야망가였다.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깔보고, 폭력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이 된 김갑수의 모습은 극에 현실감을 더했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과 함께 무난한 시작을 알린 ‘보좌관’이다. 큰 기대치에 부응한 작품이 향후 어려운 정치 이야기를 어떻게 더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점점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보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