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평균 만 나이 12.5세, 최연소 힙합 걸그룹 핫틴은 ‘어리지만 어리지만은 않은’ 게 매력적인 그룹이었다. “아이돌은 무조건 치마를 입고, 예쁘게 서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라는 진지한 이야기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다가도, 또래 그룹을 만나면 “키부터 재보고 싶다”라며 귀여운 경쟁심을 드러냈다.

핫틴은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은정(보컬), 초등학교 6학년인 예본(랩)과 예완(서브보컬, 랩)으로 구성된 3인조 그룹이다. 지난 1일 데뷔 싱글 ‘핫틴에이저’(HOT TEENAGER)를 발매 방송과 행사를 오가며 이런저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도 어리지만 더 어린 나이에 가수 관련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운을 뗀 예완은 은정과 연기 수업을 통해 인연을 맺고, 함께 오디션을 봐 그룹에 합류하게 됐다고 했다.

핫틴에 앞서 그룹 하이큐티 등으로 활동했던 은정은 “어렸을 때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계속 하다 보니 노래와 춤이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됐다”라며 의지를 보였다.

원래 꿈이 배우였다는 예본은 “뮤지컬을 잠깐 배웠었다. 당시에는 춤을 잘 추지 못해 가수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춤추는 것은 또 좋아해 집에서 나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더라. 부모님이 먼저 오디션 제안을 해주셨다. 처음엔 용기가 나지 않아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몇 달 뒤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오디션을 보고 팀에 합류하게 됐다”는 계기를 전했다.



팀을 꾸린 후, 이들은 그룹의 색깔부터 정했다. 여느 키즈돌처럼 안전하게, 귀여운 콘셉트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힙합’이라는 비교적 강렬한 장르를 선택했다.

예완은 “나이가 어린 걸그룹들을 보면 다 치마를 입고, 귀여운 포즈를 취하지 않나. 애들은 ‘예쁘고 귀엽다’ 라고만 생각한다. 편견도 깨고 싶고, 나와 이미지가 안 맞기도 하고 해서 선택하게 됐다. 힙합을 좋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본 역시 “아직 어린 나이라 귀엽게만 보신다. 키즈돌이라는 것 자체가 지금껏 예쁘게만 보이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그런 장르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더 알려지고, 튀는 장르를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예완을 거들었다.



힙합에 익숙해지기 위해 옷 입는 스타일, 행동까지 바꿔가며 데뷔를 준비한 이들은 지난 1일부터 ‘보니따’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 곡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10대들의 꿈과 자유로운 생각을 담은 힙합풍 댄스곡이다.

예완은 “굉장히 핫한 곡”이라며 “우리 또래들이 들을만한 곡이다. 부모님이나 주위에서 우리에게 하는 말들을 가사에 담았고, 가사 내용을 춤으로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예본은 “10대들도 학교, 학원을 오가며 밤이 돼야 집에 들어간다. 빨리 가도 오후 5시쯤이다. 학원에서는 할 게 공부밖에 없다. 그것에 대한 반박이다. 자신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외치는 곡”이라며 “우리 셋의 개성이 다 담겨져 있다. ‘보니따’는 아름답다는 뜻인데 힘들지만 그래도 우리가 원하는 삶을 아름답게 살아보자”는 내용 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했지만, 에피소드는 풍부했다. 세 번째 공연 만에 음향 문제로 노래가 끊겨 관객을 떼창을 이끌어 냈다고 했다. 예완은 “‘보니따’를 부른 후 뒤에는 커버곡을 불렀다.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나가’를 부르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노래가 끊겼다. 당황스러웠지만 이어가야겠다 해서 셋이 합을 맞춰 노래를 불렀다”라고 떠올렸다.

예본은 “관객들이 같이 노래를 불러주시더라. 추억이 됐다. 응원이 되고 용기가 생겼다. 훈훈한 마무리였고, 감동이었다”라고 말했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 남겨진 해외 팬들의 응원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예완은 “굉장히 많은 댓글이 달리는데 사실 잘 몰라서 번역기를 써 내용을 본다. 외국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해외 팬들에게 먼저 주목 받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멤버들은 “무대에 올라가면 ‘아 핫틴이구나’ 알아봐주고 응원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라며 “더 유명해져서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싶다”라는 귀여운 바람도 전했다.

이를 위해 예본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무대를 만들겠다”라고 다짐했고, 예완은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만큼 보답해 드리겠다.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