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임창정(47)을 가리키는 수식어는 많다. 지난 1990년 배우로 데뷔, 가수 활동을 병행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존재감을 쌓아왔고, 가정사나 사업적인 면에서도 조명 받아왔다.

이런 임창정이 9월, 가수로 돌아왔다. 무려 15집 앨범이다. 새 앨범 ‘십삼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십삼월’을 포함, 총 13곡이 담겼다. 곡 제목은 ‘일월’부터 ‘십삼월’까지로 일관적이다. 영어 부제를 통해 곡 분위기를 설명한 게 특징이다.

‘십삼월’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나와 이뤄질 수 없는, ‘없는 사랑’을 표현한 발라드 곡이다. “타이틀곡 선정 후 남은 곡 수를 세어보니 12곡이 남았더라”고 운을 뗀 그는 “노래를 듣고 1월, 6월 등을 배치했다. 부제를 정해야 하는데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더라. 그래서 다른 제목이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했다. 달에 맞게 편곡도 했다. 12월은 들으면 캐럴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십삼월’ 못지않게 ‘구월’에도 애정을 보였다. 타이틀곡 후보였다고 밝힌 그는 “지금이 9월이지 않나. 이 곡이 타이틀곡이 되더라도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졌다. 서브타이틀 개념이 됐다”라며 “나는 잘 모르겠다. 모니터 결과가 ‘십삼월’인데 나는 ‘구월’이었다. 지금도 그 곡이 좋다. 흥얼거려지고 라이브로 죽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모니터를 하면 뭐가 더 잘 팔릴 것 같은지가 개입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십삼월’과 기존 곡들의 차이점도 꼽았다. 그는 “기교 담기는 것이 변했다. 많이 변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연구를 해서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고 냈는데 역시 ‘임창정표 발라드’라고 하더라. 그런 걸 어떡하나. 아무리 변한다고 해도 내 감성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이미 나에게로’ 때나 지금이나 같다. 편곡은 의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알아서 변화를 줄 수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편곡하고 발맞춰 가는 건 내 몫”이라고 덧붙였다.

또 “‘십삼월’은 확 하고 치는 게 없다. 밋밋하게 들릴 수 있다. 그렇다고 없지도 않다. 노래 좀 하는 남자친구가 노래방에서 멋지게 부를 수 있는 노래다. 커버 하는 가수들을 키를 높여 부를 수 있는 노래”라며 “임창정보다 노래를 잘 한다고 할 것 같다. 높아 보이지만 안 높다. 지난 곡들은 다 원키로 안 됐다”고 강조했다.



가창 스타일 이야기와 함께 가창력의 비결도 털어놨다. 그는 “(성대 관리를 위해) 노력은 하지 않는다. 성량이 타고난 것 같다. 목도 잘 안 쉰다. 타고난 것에 감사드린다. 젊었을 때는 생목이었다. 그게 목에 무리가 많이 가게 하는 창법이라 자꾸 목이 쉬더라. 그런데 지금은 40곡을 해도 다음날 공연이 되더라.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목이 노래하는 방법을 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창법이 달라졌다고도 밝히며 “그걸 유튜버가 짚어줬는데 대단하더라. 방법은 모르겠다. 관리는 프로폴리스 외에 특별히 하지 않는다. 신체는 나이를 먹어가니 기량이 떨어지지만, 감동과 느낌을 비슷하게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목이 안 것 같다”고 자신했다.

더불어 “어렸을 때는 음정을 잘 맞추고 박자를 잘 맞춰서 노래를 잘하려고 했다. 지금은 기술력이 좋아졌다. 기계가 좋아지고 내 목소리만 있으면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수들이 편해진 거다. 노래를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느낌만 갖고 하면 음정은 기계가 맞춰주니, 느낌만 갖고 감정을 안 살려도 되는 편안한 시대가 왔다. 지금은 노래할 때 행복하다”고 했다.



노래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 성적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그는 “결과를 내야겠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좋은 음악인가 아닌가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이 있다. 내 감정은 울컥한데 이게 전달이 잘 될까 하는 불안감이다.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1등이 되면 그때는 좋은 거다. 그때는 내려 갈까봐 연연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복이 많아서 이 직장에서 안 잘린 거다. 언젠간 잘릴 거다. 지금보다 안 좋게 될 상황이 많이 남았다. 안 잘릴 때까지 열심히 할 것”이라며 “(내려갈) 걱정할 게 뭐 있나. 등산 간 사람이 계속 거기에 있을 수 있나. 내려와서 저녁을 먹어야지. 누구나 내려가는 거다. 선배들도 다 겪어온 것인데 내게는 10년이나 더 줬다.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9월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해온 그는 오는 10월부터 내년에 발매할 앨범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내년에도 별 무리가 없는 이상 새 앨범을 발매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작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제작자로서의 활약에도 기대를 당부했다.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콘서트 관련해서 각종 잡음 있었지만, 여기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 눈치였다. 크리스마스 콘서트 등은 예정이 돼 있지만 다음 콘서트는 약 4년 정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합동 콘서트나 소극장 콘서트 등은 계획 중”이라며 팬들과의 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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