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김건모(51)가 27년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졌다. ‘성범죄’라는 치명적인 의혹에 휩싸이며, 음악 관련 이야기를 모두 덮었다. 히트곡 아닌 성폭행, 성추행 의혹이 그의 이름 바로 뒤에 따라붙으며 제대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은 지난 6일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서 언급하며 제기됐다.

이들은 김건모가 지난 2016년 8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한 유흥주점에서 직원으로 일한 여성 A씨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으며, A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는 김건모가 유흥업소에서 또 다른 여성 B씨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를 목격했다는 해당 유흥업소 또 다른 직원의 증원도 전했다.

두 사람뿐 아니라 유튜버 정배우 역시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건모 추가 피해 주장 여성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 김건모가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여성 C씨의 왁싱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신체 부위를 만지려 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에도 김건모의 ‘성범죄 의혹’을 향한 폭로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에 스포츠지 출신 김용호 전 기자까지 가세해 김건모를 향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이들의 폭로는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 피해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해 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증언까지 더해 대중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으며, ‘카더라’성 폭로가 계속되며 2차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김건모 측은 지속적으로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소속사 건음기획 송종민 대표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A씨에 대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무고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건음기획 측은 “A씨가 김건모의 27년간의 연예 활동을 악의적인 의도로 폄훼하고 거짓 사실을 유포,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끼치고 있는 행태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어 고소를 하게 됐다”고 주장 중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김건모의 이미지 손 쓸 수 없을 만큼 추락했다. 주요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에는 히트곡 대신, 성폭행 관련 이슈가 올라 그와 엮이는 단어가 됐다.

김건모는 지난 1992년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통해 데뷔, ‘잘못된 만남’ ‘핑계’ ‘서울의 달’ ‘미안해요’ ‘사랑이 떠나가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 히트곡을 내며 ‘국민 가수’ 반열에 올랐었다.

수년 전부터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 쉰이 넘도록 가정을 꾸리지 않아 부모의 골칫거리가 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범법’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좋아하는 음식과 취미 생활에 지나치게 몰두한다는 정도의 이미지를 쌓았고, 이는 그가 가수로서 써내려 온 이력과 맞물려 긍정적 효과를 냈다.

지난달 피아니스트 장지연 씨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 부부가 됐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대중의 축하와 응원이 이어진 이유 역시 미워할 수만은 없는 ‘미우새’ 이미지를 쌓아온 데 있었다. 그러나 ‘성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연달아 제기되며, 이러한 이력들을 모두 덮었다.

부정적 여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모가 이를 털고,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찰의 수사 결과가 김건모의 주장대로 나올 경우이다.

경찰 수사 결과는 올해를 넘겨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23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 지침에 따라 피해 여성이 고소한 성범죄 혐의 부분 수사를 마무리하면 김건모의 맞고소 건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성범죄 고소와 무고 맞고소가 있을 경우 여성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경찰청 지침에 따른 계획이다. 경찰은 이미 피해 여성 및 관련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상태이고,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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