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라디오스타’ 이동진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줘 흥미를 끌었다.

2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김현철, 서유리, 이동진, 인피니트 성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특히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예능 출연이 눈길을 끌었다. 김구라와 함께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는 그는 “김구라 씨에 대한 믿음으로 출연을 승낙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동진의 작업실도 언급됐다. 이동진은 “큰 마음먹고 작업실을 마련했다. 도서가 2만권 정도, CD가 1만장 정도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다 읽은 책들이냐고 묻자 그는 “다 읽는 건 불가능하다”며 “전 책을 읽는 게,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는 것만 독서라고 생각하지 않고 고르는 과정, 꽂는 과정, 훑어서 서문 보는 과정 등이 다 독서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MC들은 “말을 정말 잘한다 빨간 안경에 그냥 넘어갈 뻔 했다” “상당수가 안 읽은 거다” 등의 반응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이동진은 그간 약 9천편에서 1만편의 영화를 봤다고 해 또 다시 놀라움을 자아냈다. 여러 번 보는 영화도 있느냐 묻자 그는 “한 영화를 여러 번 본 적도 있지만, 거의 한 편씩 본다. 1년에 200, 많으면 600편까지 봐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두 번씩 보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번 본다”고 설명했다.

가장 긴 영화로는 벨라타르 감독의 ‘사탄탱고’를 언급했다. 그는 “(러닝타임이) 7시간이다. 체감상 20시간정도 된다”고 말했고, MC 안영미는 “그런 영화 보려면 기저귀 차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진은 철저하게 ‘기저귀 토크’를 외면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한줄평과 별점으로 유명한 이동진은 김구라를 한 줄 평으로 표현해달라는 말에 “질척거리지 않는 직선 주로의 쾌감”이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김구라 역시 “좋네. 열 네 글자의 미학”이라며 전에 없던 리액션을 보여 웃음을 더했다.

논란(?)이 된 영화 ‘기생충’ 한 줄 평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동진이 남긴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라는 평은 너무 어려운 단어 선택으로 인해 일명 ‘명징과 직조사태’라고 불린다고. 이동진은 “한 줄 평이라는 건 영화에 대한 인상을 한 줄에 요약하는 거다. ‘기생충’이 별 네 개 반인 이유를 설명한 거다”라며 “한자의 장점은 축약성이다. 좋은 영화일수록 말이 길어지는데 한 줄 평을 세 줄로 쓰면 반칙이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요즘 글보다 말로 먹고 산다는 말에는 “시대가 바뀌는 게 아닌가”라는 답변을 했다. 이동진은 “정체성이 글에 있는 사람이지만, 영화평을 말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창작자들이 신비주의가 가능했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책을 내면 북토크를 하지 않나”라며 “읽는 것보다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요즘은 GV라고 해서 평론가나 감독, 배우가 나와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사회가 있다. GV가 전세계에서 한국이 제일 잘되고 있다”고 변화하는 시대 속, 말로 이야기를 전하는 법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라디오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