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음식 칼러미니스트 황교익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박쥐를 먹는 중국인에 대한 비판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AOA 설현의 '정글의 법칙' 출연분을 예시로 들어 논란에 휩싸였다.

황교익은 29일 자신의 SNS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 이미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바이러스로 지구촌은 홍역을 치렀다"며 "이때 박쥐가 이들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뉴스가 충분히 보도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쥐로 인한 바이러스 문제를 다들 알만한 상태임에도 불구, 한국 방송은 박쥐 식용 장면을 안방에 내보냈다. 흥미로운 '먹방'으로 연출됐고 시청률도 대박 났다. 어떤 언론도 바이러스나 위생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황교익은 설현이 2016년 4월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박쥐 고기를 먹었던 장면이 담긴 기사들을 공유했다. 한국인도 박쥐 고기를 먹었으나 중국인과는 다른 대우를 받았다는 것.

끝으로 황교익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번지며 박쥐 식용은 중국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도구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황교익의 발언으로 '설현 박쥐'는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이슈가 됐다. 하지만 모든 비난은 오히려 황교익에게로 향했다. 황교익의 주장과 달리 설현은 의도적으로 박쥐를 먹은 게 아니라는 이유다.


'정글의 법칙'은 자연 속의 생존기를 취지로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체험성의 도전을 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변형됐다. 이 과정에서 출연진들은 평소 체험해보지 못한 액티비티를 즐기거나, 먹지 못하던 음식을 맛본다. 촬영차 남태평양 중부에 위치한 통가를 방문한 설현은 녹화 중 박쥐 고기의 일부를 맛봤고, 방송에 걸맞은 리액션을 선보였다.

사실 '정글의 법칙'에서 박쥐고기를 선보인 건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정글의 법칙'의 출연진들은 지난 2012년 통가 근처에 위치한 바누아투 지역을 방문, 구운 박쥐고기를 맛봤다. 당시 박쥐고기는 말말족의 전통음식이자 만찬으로 소개됐다.

이처럼 '정글의 법칙'은 박쥐 고기를 '주식'이 아닌 '체험성' 식품으로 소개했다. 박쥐 고기 섭취를 독려하거나 이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려 하기보단 콘텐츠로 소모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한 것. 이에 시청자들도 박쥐 섭취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단 이색음식을 보듯 흥미롭게 시청하게 됐다.

또한 대중은 황교익의 주장에 대한 신빙성도 떨어진다는 의견도 함께 내놓고 있다. 최근 많은 우한 폐렴 연구진들은 박쥐를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원으로 보고 있으나 확실한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당국 역시 공식적으론 "감염원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러한 이유로 다수의 누리꾼들은 황교익의 발언이 섣불렀다며 질책하고 있다. 인터넷과 TV 등으로 방송 노출을 하고 있는 공인의 입장으론 안일한 선택이었다는 이유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황교익이 논란에 대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SBS '정글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