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반의반'이 반토막난 개연성으로 시청자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비주얼을 자랑하는 배우들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23일 밤 tvN 새 월화드라마 '반의반'(극본 이숙연·연출 이상엽)이 첫 방송됐다.

'반의반'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문하원(정해인)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한서우(채수빈)가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화 프로그램을 지닌 AI(인공지능) 'D프로그램'을 연구하는 문하원과 사운드 엔지니어 한서우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문하원의 첫사랑 스토리가 그려졌다.

문하원은 우연히 음악 소리를 듣고 한서우의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임대료가 올라 스튜디오를 정리 중이던 한서우와 마주친 문하원은 집으로 돌아온 후, 자신이 개발 중이던 AI가 첫사랑의 기억과 관련한 키워드에 반응하는 것을 보고 첫사랑 김지수(박주현)의 음성 파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문하원은 문순호(이하나)에게 한서우가 일하던 스튜디오를 사라고 했고, 문순호를 통해 한서우가 김지수에게 접근해 그의 음성을 녹음하게 했다. 한서우는 김지수가 판매하는 그릇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를 만난 후, 몇 차례의 만남 끝에 그와 서서히 친해졌다. 이때 문하원이 음성 녹음을 지시했고, 자신을 위로하는 한서우의 말에 이끌려 스튜디오로 향한 김지수는 이 모든 일의 배후에 문하원이 있음을 직감했다.

한서우는 문하원과 김지수가 서로의 첫사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서우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주려 나섰지만, 김지수는 카페에 들어온 문하원을 발견하고 밖으로 도망쳤다. 카페 밖에서 이를 보게 된 한서우는 김지수를 따라 가게에서 나온 문하원의 뒷모습을 봤고, 김지수는 그대로 도망쳤다. 한서우는 문하원의 뒷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처음 보는 사람인데 파고들듯이 들어왔다"는 속말을 하며 사랑을 예고했다.

'반의반'은 '아는 와이프' '나 홀로 그대'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여 온 이상엽 PD, '공항 가는 길'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을 집필한 이숙연 작가의 만남으로 첫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연인 정해인이 '유열의 음악앨범'에 이숙연 작가와 재회하는 작품이어서 기대를 더했다.

이상엽 PD는 정해인의 아련한 첫사랑 스토리를 감각적인 장면들로 풀어내며 마치 영화 같은 영상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멜로 장르에서 유독 강점을 드러내 온 정해인은 앞서 '봄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입증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채수빈 역시 안정적인 연기와 미모를 뽐내며 두 사람의 '비주얼 케미'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야기 전체를 지탱해야 할 스토리는 끝없는 우연에 의지했고, 정해인이 연구하는 D프로그램이나 AI에 대한 설명은 전무했다. 무엇보다도 첫사랑과 연관된 전사가 지나치게 불친절해 전체 스토리 파악이 쉽지 않았다. 메인 캐릭터들의 러브라인에는 분명 걸림돌이 될 남자 주인공의 첫사랑 이야기가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며 시선을 분산 시킨 것도 아쉬움을 더했다. 감각적인 영상과 트렌드에 걸맞은 감성 가득한 대사의 조합만으로는 스토리의 구멍을 메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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