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스케일은 커지고, 전에 없던 디테일은 깊어졌다.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의 서막을 연 연상호 감독이 또 다른 좀비물 '반도'로 돌아왔다. 강동원, 이정현 등 든든한 배우 군단과 뉴페이스들이 합류했다.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의 언론시사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배우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연상호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좀비의 창궐로 폐허가 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반도'는 여러모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직면한 현 인류를 연상케 한다.

이와 관련해 연상호 감독은 “우리는 개봉을 7월 정도에 하겠다 생각하고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냥 준비했던 대로 했다. 그래도 시기와 맞물려 감회가 새롭다. '반도'를 통해서 오래 침체되어있던 극장가의 활력이 생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부산행'과 같이 이번 작품에서도 가족애는 중요한 장치로 쓰인다. 연 감독은 “‘부산행’과 ‘반도’는 다르지만 비슷했다. 부산행과 비슷하길 바라면서 희망을 주고자 했다. 영화를 통해 희망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더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디테일도 신경을 썼다. 그는 “K좀비라는 말이 신기하다. ‘부산행’은 고립되어 있는 KTX의 공간적 배경과 결합이 돼 좀비의 캐릭터가 생겼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한국, 서울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여러 소품, 음악도 낯선 배경이지만 그 안에서 익숙하게 이해하는 코드들, 한국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잘 들어가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전직 군인 출신이지만 가족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살아가는 인물 정석 역을 맡았다. 따듯한 심성을 지녔지만 정의에만 돌진하는 우직한 히어로 스타일은 아니다. 강동원 역시 이와 같은 매력에 끌렸다.

강동원은 “어떤 영화에서 속편의 성격을 띈 영화를 만든다는 게 배우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다. 감독님이 그리고 계시는 비전이나 여러 생각이 좋았다”라며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건 또 ‘부산행’과는 다른 이야기구나, 세계관을 공유해도 다른 이야기가 되겠다 싶었다. 시나리오 전체가 너무 좋았다. 결정을 하면서 여러 압박도 있지만 촬영을 하면서 모두 해서됐다"고 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엄마 역을 맡은 이정현은 “민정 역은 시나리오를 한 번만 읽어도 바로 보였다. 이레와 이예원이 내 딸인 것 같았다. 실제로 내 딸이라고 생각하며 촬영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연 감독은 "'부산행' 속편이라는 게 부담이지만 기대 요인이기도 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장인어른, 부모님들도 ‘부산행’ 후속편에 대한 기대가 있으시다는 걸 알고 신기했다. ‘반도’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을 썼던 건 보편적인 메시지와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라며 "의도치 않게 코로나19라는 상황이 오니까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