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더 먹고 가'에서 배우 송선미가 사별 후 심경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27일 밤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더 먹고 가'에는 송선미가 출연했다.

이날 송선미는 "선생님을 오랜만에 봬서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뭘 드려야 할지 너무 고민이 됐다"며 요리연구가 임지호를 위해 보이차를 선물했다. 송선미와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친분을 쌓았다는 임지호는 "아기 많이 컸냐. 오랜만에 봤는데 좋아 보인다"며 안부를 물었다. 더불어 임지호는 송선미를 위해 수제 족발 등 든든한 한 상을 차렸다.

대화를 이어가던 중 황제성은 "얼마 전에 큰일을 겪으시지 않았나. 본의 아니게 마음 아픈 일도 알려지는 직업을 가졌으니, 더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더라"며 조심스럽게 송선미의 사별에 대해 물었다. 이에 송선미는 "그게 너무 큰일이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위로를 오히려 못하시더라. 선뜻 말을 건네기가 어려우니까 주변에서도 많이 힘들어하셨던 것 같다. 그래도 어떻게 표현을 하든 그게 전달은 되는 것 같더라"고 입을 열었다.

황제성이 "지금은 괜찮아졌나"라고 묻자, 송선미는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송선미는 "(사별한 지) 3년 정도 됐다. 돌이켜보면 내가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다. 사람들이랑 웃고 농담하고 장난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그 때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싶다. 당시에 그 사람이 없어졌다는 걸 인지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한 것 같더라"고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송선미는 "한 번은 이야기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제가 아는 그 사람은 굉장히 멋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제가 멋있게 대처하길 바란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방송을 통해 사별 후 심경을 털어놓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제가 말주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찌 됐든 이 이야기를 한 번 해야 한다면 이 프로그램에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덜 왜곡되고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며 '더 먹고 가'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송선미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연애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연애를 3년 정도 했다. 별로 싸워본 적이 없다. 남편이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니었다. 제가 좋은 배우가 되기를 많이 격려해줬었다"며 "감정 변화가 거의 없고 한결 같은 사람이었는데, 나는 감정 기복이 조금 있어서 남편을 만나고 안정이 많이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저희 오빠 진짜 멋있었다"며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정말 따뜻했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송선미는 "남편의 웃는 모습이 기억이 많이 난다. 그 사람 머리카락, 눈썹, 발가락, 손가락 등 다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사실 제가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던 임지호, 황제성, 강호동은 송선미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송선미는 여섯 살 딸과 함께 아픔을 극복해나가며 행복을 찾고 있는 일상에 대해서도 덤덤히 이야기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굉장히 잘 살고 있다. 딸이랑 같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기본적으로 남편이 저와 딸을 잘 지켜줄 거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삶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다는 송선미는 "저한테 그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으니, 남편과 함께 있을 때 못 하고 미뤄뒀던 일도 많았다. 그게 너무 후회가 되더라"며 "예전에는 목표를 갖고 살았다면, 지금은 목표를 갖고 도달하는 게 뭐가 중요한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에 충실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기쁨을 느끼면 되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N '더 먹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