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꼬꼬무2'가 12.12 사태를 재조명했다.

11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날 이야기2'에서는 '1979 서울점령 : 운명의 레이스'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날 장도연은 조정식에게, 장항준은 송경아에게, 장성규는 카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야기꾼들은 "1979년 용산 국방부 헌병대에서 일어난 이야기"라며 "헌병대 소속 정병장이 어느 날 저녁을 먹고 내무반에서 쉬고 있는데 비상상황이 발령됐다. 그런데 아무도 이 비상상황의 이유를 모르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해당 이야기에 따르면, 야간근무 교대시간이 되자 정병장은 근무를 나가려던 신병이 걱정돼 대신 보초를 서기 위해 나섰다. 그들이 보초를 선 곳은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연결해주는 B-2벙커 입구. 그 곳에서 정병장은 벌컨 소리를 들었고, 누군가 육군본부와 국방부를 습격한 것. 정병장이 소총을 꽉 잡고 소리나는 쪽으로 총구를 겨눴는데, 어둠 속에서 그림자가 보였고, 수십명이 벙커를 에워싸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의 정체는 특수전사령부였다. 정병장은 총구를 겨누는 상대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벙커로 뛰었다. 하지만 정병장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다시는 움직이질 못 했다.

당시 비상상황에도 여러 여단장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 지휘관들은 30단에 모여 전두환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은 작전명 '생일집 잔치', 즉 당시 육군참모총장인 정승화 체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전두환은 1979년 12월 12일 서울 연희동 비밀 요정에 뜻이 맞지 않는 요주의 인물들을 유인했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기 위해 최규하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최규하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통해 정식 통로를 밟으라며 결재를 거절했고, 당연히 결재가 이뤄졌을 거라고 생각한 군인들은 총장공관을 습격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육군본부는 30단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반란군으로 규정하고 진압을 결정했다. 이를 모두 목격한 당시 특전사령부 보안반장은 "정병주 장군을 전두환 사령관실로 모셔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정병주 장군에게 갔더니 '내가 그 놈에게 왜 가냐'고 하시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전두환은 정병주 장군, 장태완 장군을 회유하는 데 실패하자, 공수부대를 끌어들여 국방부와 육군본부 장악을 시도했다. 이는 군내 비밀 사조직 하나회로 인해 가능했던 것. 1공수가 김포에서 출발해 서울로, 이에 맞서는 9공수가 부평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장태완 장군은 1공수가 서울로 오지 못 하게 한강 다리를 다 막아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지만, "1공수, 9공수 모두 철수시키자"는 전두환의 협정을 받아들여 9공수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전두환은 협정을 깨고 1공수를 그대로 서울로 전진시켜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장악했다. 이 순간이 바로 정병장이 총을 맞고 쓰러진 순간이었다.

'꼬꼬무2'는 당시 신군부에 의해 강제 전역된 정승화 총장,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여생도 조명했다. 정병주 사령관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12.12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수개월 뒤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군부의 반란에 맞서다 사망한 김오랑 중령의 부인도 남편의 복권을 바라다 사망했고, 장태완 장군도 별세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송경아는 "신군부에 맞섰던 분들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가족들의 삶까지 모두 비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성규는 "나는 과연 소신을 지킬 수 있었을까. 너무 부끄러운데 난 솔직히 자신이 없더라"고 이야기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날 이야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