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전세계를 놀라게 한 그룹 방탄소년단도 인종차별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최근 미국 카드 제작사 탑스는 제63회 그래미 어워드를 기념한 '2021 탑스 가비지 페일 키즈 : 더 새미 어워즈'(Topps Garbage Pail Kids: The Shammy Awards)를 출시했다. 제품에는 브루노 마스, 빌리 아일리시, 테일러 스위프트 등 이번 그래미 어워드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캐릭터가 담겨 있다.

문제가 된 건 방탄소년단의 카드였다. 해당 카드 속 방탄소년단의 캐릭터들은 두더지 잡기 게임 속에 들어가 한 명씩 머리를 내밀고 있고, 누군가가 축음기로 이들을 때리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멤버들의 얼굴에는 멍이 들어 있거나 상처가 나 있고, 모두 두려움에 떨면서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같이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의 묘사는 권위 있는 시상식에 참여한 아티스트에 대한 표현이라기에는 부적절하다. 더욱이 다른 아티스트들의 경우 논란이 될 만한 여지가 전혀 없이 가수 캐릭터가 잘 드러나도록 묘사가 돼있다. 이에 대중은 방탄소년단의 묘사만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뉘앙스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SNS에는 #"RacismIsntComedy(인종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카드 제작사는 "우리 제품 속 방탄소년단에 대한 묘사에 불편함을 느낀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이해한다"며 사과의 뜻을 담은 글을 SNS에 게재했다. 제작사는 "우리는 방탄소년단 스티커 카드를 세트에서 빼고, 이 카드를 인쇄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앞으로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탑스의 사과문이 무성의하다며 더욱 분노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자신들의 묘사가 어떻게 잘못 되었는지 반성하는 내용도 없었고, 정작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당사자인 방탄소년단에 대한 사과도 없었기 때문. 그저 고객들의 항의를 무마하기 위한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번 제품 출시에 대한 내용을 기사로 보도한 빌보드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대중과 팬들은 빌보드의 기사가 인종차별 논란을 눈 감아준 것이나 다름 없다며 분노했다. 이에 빌보드는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따로 사과문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최근 미국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아시아계 노인이 길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있어 아시아계 스타들이 현상금을 내건 일도 있었고, 애틀랜타에서 한 백인이 아시아계 여성 8명을 향해 총을 쏜 사건도 일어난 바 있다. 이에 "아시아계 인종차별 행위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방탄소년단 인종차별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 제작사의 행태에 일어나 많은 이들이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