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자' 윤계상, 나를 찾다 [인터뷰]
2021. 11.24(수) 09:00
유체이탈자, 윤계상
유체이탈자, 윤계상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긴 시간 앞만 보고 달린 탓에 잠시 길을 잃었지만, 방황은 오히려 윤계상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흔들림 끝에 비로소 나를 찾은 윤계상이다

영화 '유체이탈자'(감독 윤재근·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영화로, 윤계상은 극 중 12시간마다 몸을 옮겨가는 강이안 역을 맡았다.

윤계상은 먼저 '유체이탈자'에 끌린 이유에 대해 "대본을 읽었는데 계속 무언가를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누군지도, 몸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어딘가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찾는 건가'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하면서 점차 빠져들게 됐고 출연까지 하게됐다"고 말했다.

장첸이라는 '인생캐'를 만나게 해준 '범죄도시' 제작진이라는 점도 '유체이탈자'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됐다. 윤계상은 "전 어떤 작품을 하건 배우분들과 모여서 스터디하는 걸 좋아하는데, '범죄도시' 팀들은 이미 제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더라. 그래서 말을 안 드려도 미리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셨다. 사소한 것까지 배려를 많이 해주셨고 그런 점이 너무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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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쾌히 '유체이탈자' 출연을 결심했지만, 무려 7명의 몸을 옮겨간다는 설정을 연기하는 건 쉽진 않았다. 심지어 분량도 많았던 터라 부담도 있었다고. 윤계상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다만 그런 부담감이 어떤 부분에서는 되게 설레기도 한 좋은 자극제가 됐다. 매 작품이 그렇다. 마치 시험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준비를 할 땐 힘들고 어렵지만 문제를 잘 풀면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냐. 저한텐 연기가 그렇다. 잘 준비하고 현장에서 잘 표현됐다는 느낌이 들면 기분이 좋다. 그런 점이 연기를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윤계상은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와 고민을 거듭했다. 먼저 윤계상은 강이안이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선의 변화에 집중했다. 윤계상은 "'유체이탈자'는 쉽게 말하면 강이안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점차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촘촘히 그려나가려 했다"면서 "기억을 되찾을 때마다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할 것인가,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를 많이 생각했다. 기억은 못 하지만 강이안이 오랫동안 고도의 훈련을 받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는 감정과 액션이 폭발할 것이라 생각했다. 익숙해지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촘촘히 설계했고, 감독님이 원하시는 방향을 많이 쫓아갔다"고 설명했다.

액션도 윤계상이 철저히 준비한 것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액션을 자신이 직접 소화했다고. "너무 어려웠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는 윤계상은 "원래 싸움을 잘 하는 사람처럼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야 했기 때문에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매 훈련이 한계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지만, 완벽한 준비를 위해 끝없이 노력했다. "지금 봐도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액션이 나왔더라. 감독님도 욕심이 많으셔서 액션신을 중간에 끊고 가지 않고 한 번에 끝까지 촬영하려 하셨는데, 당시엔 힘들었어도 그만큼 타격감이 잘 산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도 실제로 맞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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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윤계상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기울이며 '유체이탈자'를 완성했다. 모든 걸 쏟은 만큼 배운 점도, 느낀 점도 많았다. 심지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04년 배우로 전향한 이후 17년 간 윤계상에겐 뒤를 돌아볼 여유란 없었다. 쉬지 않고 달린 덕에 '굿 와이프' '범죄도시' '말모이' 등 좋은 작품을 만나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할 순 있었지만 정작 무엇 때문에, 또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는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그렇기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방황하던 그에게 이정표 역할을 해준 것이 '유체이탈자'였다.

강이안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며 "'나는 누구인가?' '지금 난 어떻게 살아가고 있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는 윤계상은 "그 과정에서 날 되돌아볼 수도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 때문에 현재의 소중함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더라.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지금의 소중함을 모르니 내가 점점 없어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 질문들이 있었기에 금세 해답으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 현재의 나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 윤계상이 찾은 답이었다. 윤계상은 "결국 내가 지금의 나로서 살아가는 게 가장 행복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가진 것에 집중하고 진정으로 내가 행복해한다면 언젠간 대중의 마음도 사로잡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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