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한복은 우리의 것'

방탄소년단 슈가부터 소녀시대 효연까지 국내 K팝 아티스트들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직접 한복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복이 우리 고유의 정통 의상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그 힘은 날선 분노의 메시지 보다 강했다.

슈가는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20년 발매한 ‘대취타’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촬영한 곤룡포 사진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갑작스럽게 2년 전 사진을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중국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을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표현해 논란을 샀다. 범아시아 지역의 역사와 정통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가로채려는 '동북공정'의 의도를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할 올림픽에서 드러낸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분노를 넘어 허탈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 정부 측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요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사안을 바라보는 연예계도 같은 마음이다. 슈가는 곤룡포 사진은 단 한 마디의 코멘트 없이 게재됐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타이밍 때문일까. 긴 금발을 한 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곤룡포를 소화한 슈가의 모습은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그는 두 번째 믹스테이프인 '대취타'에서 남다른 한국사랑을 드러냈다. 뮤직비디오의 배경은 한국의 궁이고, 의상은 한복이다. 한국의 정통 악기까지 동원했으니 고국에 대한 슈가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소녀시대 효연 역시 같은 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나라 한복 아름답네"라는 글과 함께 한복을 입은 사진을 게재했다. 슈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비판은 없었지만 '동북공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청하 역시 한복 사랑을 드러내며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청하는 최근 팬들과 라이브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새 앨범 콘셉트로 한복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화보에서 한복을 입었는데 한국의 정통 문화를 공유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는 것. 그는 "운이 좋으면 다음 앨범에서 (한복 의상을 입는 걸)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복은 한복이다. 우리나라 전통 의상”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지난 수 년간 K-엔터 산업은 성장을 거듭하며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한가운데 섰다. 그럼에도 아시아, 그중에서도 중국과 일본은 여전히 주요한 문화 수출국 중 하나다. 이들은 한국의 문화를 적극 소비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K-컬처가 자국을 점령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중국은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때 마다 한국 문화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들에게 해외 시장을 주무대로 하는 K-팝 아이돌 스타는 공격의 대상으로 삼기 좋은 존재들이다. 팬덤 경제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국제 팬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이다. 슈가, 효연, 청하 역시 이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때문에 세 사람이 보여 준 한복과 관련된 제스처들은 소신을 넘어 용기로 보인다. 셈을 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확실히 드러냈다.

연기자들도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배우 이종혁은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곤룡포를 입은 사진을 게재하며 한복공정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이종혁은 “한복 잘 어울립니까? 올림픽 보다가… 우리 것은 그냥 원래 우리 것이여! 그 입 다물라”라고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을 본 바이브 윤민수는 “매일 입고 다녀, 찰떡이네”라고 답글을 달았다.

배우 한상진도 곤룡포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참 곱지요. (한복은) 우리 것입니다, 아니라 하는 자들 ‘모두 들라 하라!’”라며 ‘Korean traditional clothes’라는 영문 문구를 게재했다. 한복은 우리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