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첫 상업 영화인데 심지어 주연이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던 만큼 완주를 끝낸 김동휘는 이전보다 한층 더 성장해 있었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제작 조이래빗)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 극 중 김동휘는 이학성(최민식)의 가르침에 수학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되는 한지우 역을 연기했다.

김동휘는 오디션을 통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지우 역으로 발탁되게 됐다. 무려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고. "사실 오디션은 갑자기 연락받았던 거라 따로 오랜 시간 준비할 겨룰 이 없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한 그는 "오디션장 안에 최민식 선배님이 계셨는데 그저 팬심으로 연기를 펼쳤던 것 같다. 선배님께 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그래서 합격 소식을 듣고 나서도 실감이 안 났다. 이후 첫 촬영에 돌입하고 나서야 실감이 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동휘는 "최민식 선배님이나 다른 여타 제작진분들이 제가 갖고 있는 본연의 모습들을 좋아해 주신 것 같아 선택해 주신 것 같다. 제 연기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지우 역할에 잘 맞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겸손한 소감을 전한 김동휘는 "오디션에서 선배님이 즉흥적으로 상황을 만들어주기도 하셨는데 거기에 잘 맞춰 연기해 합격한 게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합격의 기쁨과는 별개로 첫 주연의 부담감은 떨쳐내기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대중의 앞에 제대로 서는 건 처음이었기에 주연이 주는 무게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계속 대본만 봤다"며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촬영 전날까지도 대본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부담감을 완전히 지우진 못하더라도 덜어내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이정표 역할을 해준 것이 바로 최민식이었다. 마치 작품 속 이학성과 한지우의 모습처럼 최민식은 김동휘에게 조언이 아닌 고민하고 생각하는 법을 알려줬단다.

김동휘는 "경험이 적다 보니 긴호흡을 어떻게 끌고 갈지 고민이 많았는데, 민식 선배님이 많은 조언을 주셨다. 지우가 왜 이런 말과 행동들을 할까라고 고민하며 대본에 담기지 않은 지우의 감정을 생각해 보려 했다. 선배님의 연기를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그분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빠져든다. 모니터링을 하면서도 '역시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이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동휘에게 먼저 다가온 것 역시 최민식이었다. "처음엔 당연히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다는 게 긴장이 많이 됐다. 내가 또 언제 이런 대선배님과 연기 호흡을 맞춰볼 수 있겠냐는 생각에 얼어 있었다"는 그는 "그런데 선배님은 선후배로 다가오신 게 아닌 배우 대 배우, 사람 대 사람으로 내게 접근해 주셨다.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빨리 편안함을 느꼈고, 자연스레 두 캐릭터의 케미가 완성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며 영화에 대한 태도, 작업에 임하는 태도를 많이 배웠던 것 같다"고 들려줬다.

이렇듯 최민식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처음부터 끝까지 김동휘와 함께하며 그의 멘토로 활약했다. 심지어 김동휘로 하여금 배우의 꿈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부여하기도 했다고. 김동휘는 "개인적으로 연기적인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연기를 잘 한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선배님께 칭찬을 받게 됐다. 평소에 존경하던 대배우님께 그런 말을 들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이 일을 계속해도 되겠구나' 싶더라. 신인 배우들은 '내가 다시 작품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곤 하는데, 그런 생각을 조금은 진화시켜준 기분이었다.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늘 생각날 것 같다. 너무 소중하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이다"라고 작품에 대한 소감을 전한 김동휘는 "이 작품 이후 도전하고 싶은 것도 새롭게 생겼다. 제 나이 대에 맞는, 제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장르적으론 멜로와 누아르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는 목표도 함께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배우도 되고 싶다"며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늘 고민하는 것 같다. 무엇이 좋은 배우일까, 어떻게 하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를 말이다. 어떤 행동을 하던 간에 연기와 관련해 생각하게 된다. 외적으론 해보지 않은 경험을 해보며 스스로 빈 곳을 채워놓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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