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같은 시간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이별을 하죠."

가수 케이시(Kassy)가 사랑을 시작할 때의 행복과 설렘, 그리고 이별을 겪으며 느끼는 처절함을 동시에 담은 새 앨범을 들고 리스너들을 찾았다.

새 디지털 싱글 '러브 & 헤이트(LOVE & HATE)'에 대해 케이시는 "원래는 한 곡을 준비했는데, 작업하는 과정에서 극적인 두 곡을 상반되게 작업을 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 나왔다. 사랑에 관한 노래를 쓰다가 완전히 극적이고 이별을 코앞에 둔 느낌도 써보자 해서 더블로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와 '점점 지쳐가(HATE YOU)'다.

아울러 대조를 이루는 생김새 역시 이번 콘셉트의 큰 영향을 끼쳤다고. 케이시는 "조영수 작곡가님이 제 사진을 보고는 행복해 보이면서도 슬픈 감정이 함께 느껴진다고 하더라. 실제로 양쪽 얼굴이 다르다. 짝눈이기도 하다"라며 "사랑과 이별의 감정이 한 끗 차이이기도 하다. 이를 더 극대화해서 표현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케이시는 두 곡을 직접 작사하며 자신의 색깔을 진하게 묻어냈다. 그는 "저는 순간순간 지나가는 감정을 좀 오래 기억하자라는 생각을 하며 산다. 이에 그 순간의 감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메모를 많이한다"며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는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때 집에 가는 게 아쉽고, 보고 싶고 이런 감정을 담았다. 또 '점점 지쳐가'는 정말 이별이 코앞에 왔을 때 말은 못 하지만 감정이 올라오고 하고 싶은 말이 많지 않냐. 그때 메모장에 써놓은 걸 발전시켜서 쓴 가사다"라고 밝혔다.

케이시는 이 두 곡이 많은 연인들에게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같은 시간에도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이별을 경험한다. 한 커플을 봐도 한 사람은 아직도 사랑하지만, 상대방은 식어갈 수도 있다. 이렇듯 이중적인 면을 담고 싶었다. 한 곡을 밀자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랑에게 공감이 가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더블 타이틀로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케이시는 그동안 슬픈 노래를 많이 했다며, 앞으로는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와 같은 밝은 노래를 자주 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그는 "제가 워낙 목소리 자체가 슬픈 노래에 최적화돼 있다. 이번 밝은 노래를 녹음할 때 기분이 좋고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저도 너무 좋다. 밝은 노래를 할 때는 그 순간 기분도 밝아지고 좋아진다. 가수가 노래 따라간다고, 밝은 노래 많이 내서 저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두 손을 모았다.

또한 기존 이별곡과 '점점 지쳐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기존에는 제가 애처로운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너를 만나서 좋았고, 헤어졌지만 행복해서 충분하다고 말한다. 전에는 좀 착한 여자였다면, 이번 노래는 착하지는 않다. 이 사람 때문에 너무 지치고 모든 게 지겨워라고 말하고 있다. 제 노래 중에 그나마 제일 나쁜 여자의 마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 케이시의 연애관은 어떨까. 그는 "전 칼 같은 스타일이다. 이별을 하긴 전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걸 주지만, 이별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나의 너그러움 없는 스타일이다"라고 솔직하게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8년 발매한 잔잔한 발라드 곡 '그때가 좋았어'는 발매 이듬해 역주행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3,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케이시의 대표곡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제 노래는 사실 유행을 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제 노래를 세련됐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세련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어느 노래는 2000년대 풍의 감성이 묻어있기도 하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당시는 유행을 덜 타도 나중에 다시 좋아해 준다고 생각해서 괜찮다. 그런 게 제 성향과 맞고, 지금 당장 반응이 오지 않더라도 언젠가 좋은 노래는 좋아해 주겠지라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가 좋았어'도 처음 나왔을 때 엄청 좋아해 주진 않았다. 점점 찾아주고 해서 잘 알려진 곡이라서 모든 곡들이 그럴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고 음악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유행을 타지 않는 비결에 대해서는 "그 부분을 작곡가님과 얘기를 많이 한다. 제가 잘하고 해낼 수 있는 음악이 있는 반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 그 사이에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고민을 하다 보면 그 중간지점을 맞추게 된다. 나도 좋아하고 대중도 좋아하는 음악을 찾게 된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시행착오하면서 느끼고, 대화도 많이 한다. 물론 요즘 유행하는 걸 따라 하수는 있다. 그러나 굳이 나에 맞지 않은 옷을 입으려 하지 않는다. 너무 욕심내지 않는 게 방법이다"라고 피력했다.

케이시는 그동안 대부분의 곡을 피처링 없이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완성했다. 그는 "딱히 '난 피처링 안 해' 이런 건 아니고, 있다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어쩌다가 앨범을 낼 때마다 늘 혼자였다. 물론 피처링을 해줬으면 하는 분도 있지만, 상황이 잘 안됐다"라며 "여자 솔로 목소리니까 남자 솔로 가수들이랑 협업을 해보고 싶다"라고 바랐다.

그러면서 폴킴, 멜로망스 등을 꼽았다. 그는 "그분들처럼 저랑 약간 잘 맞을 것 같은 음색이면 좋겠다. 또 그분들 노래하는 스타일을 옆에서 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그래서 더 같이 해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곡을 받고 싶은 작곡가에 대해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옛날 가수분들의 곡을 쓰신 분들에게 받아보고 싶다. 유재하, 김광석 선배님들의 감성 등을 좋아한다. 받기는 힘들겠지만 그렇게 저와 시대가 다른 분들에게 받아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케이시는 자신의 다양한 색깔을 녹인 자전적인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싶다는 꿈도 그러냈다. 그는 "잘 준비해서 정규 앨범을 내보고 싶다. 가수들의 꿈이다. 생각은 하고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제가 컴백을 빨리하는 스타일이다. 작업을 하고 좋은 게 있으면 바로 활동을 하다 보니 쉽지 않다. 정규를 만들자고 마음을 잡고 해야 할 텐데 아직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7년의 가수 활동을 되돌아보며 "분위기가 안 좋았을 때도 있고, 좋았을 때도 있지만, 잘 버텼다는 점이 스스로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았던 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아쉬운 점은 저는 음악을 하고 그럴 때 이제는 행복하게 하자 그런 게 있는데, 예전에는 잘 돼야 된다는 욕심이 컸다. 그때 행복하게 즐기지 못해서 아쉽다. 지금은 행복하게 하니까 일도 잘되고 힘이 나는데 예전에는 왜 그렇게 욕심내서 했는지 그게 조금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방송 활동에도 욕심을 냈다. 그는 "저는 늘 열려있다. 그러나 기회가 쉽게 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괜찮다. 요즘 제가 강아지를 키우는데 너무 귀엽다. '개는 훌륭하다'는 제가 혼날 거 같고, '나혼자산다'같이 일상을 풀 수 있는 프로면 한번 나가서 자랑을 하고 싶다"라고 귀여운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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