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2' 영리한 박은빈의 그림 [인터뷰]
2022. 06.27(월) 15:08
마녀2 박은빈
마녀2 박은빈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무리하지 않게, 그러나 자신만의 기준은 확고하게. 영리한 배우 박은빈이 필모그래피를 그려나가는 방식이다. 배우로서도, 개인으로서도 그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박은빈이다.

지난 15일 개봉된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감독 박훈정·제작 영화사 금월, 이하 ‘마녀 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신시아)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다. 박은빈은 극 중 우연한 기회로 소녀의 도움을 받은 뒤 농장으로 데려와 보살펴 주는 경희를 연기했다.

특수한 초능력을 가진 등장인물들 중 박은빈이 연기한 경희는 어딘가 평범하다고 볼 수 있다. 초능력은 없지만, 가장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박은빈도 경희의 '평범함' 혹은 인간적인 면모 때문에 '마녀 2'를 선택했다고 했다. 또한 박훈정 감독의 말도 박은빈에게 어떠한 확신을 줬다. 이에 대해 박은빈은 "감독님에게 '저는 능력이 없느냐'라고 했더니 '능력자들이 많이 나오니까 가장 인간다운 사람이 특별한 거다'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했다.

이어 박은빈은 "감독님께서는 이 영화 장르 자체가 초현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실감 있는 캐릭터가 필요하고, 그 캐릭터를 안정적인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해야 한다고 하셨다"면서 "감독님이 촬영이 끝난 다음에 '붕 뜰 수 있는 부분에 무게추를 달아주는 느낌이어서 고맙다'라고 표현을 해주셨다. 극찬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편에 대한 부담감 없이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박은빈은 "저는 고생한 게 없다. 함께 '마녀' 시리즈에 참여를 한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었다"면서 "특별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박은빈은 "제가 크게 한 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지만 '마녀 2'에서 지니는 경희의 의미는 크다. 인간의 감정이 결여된 초능력자들 사이에서 선한 본성을 가진 경희는 그 자체로 특별했다. 그런 경희를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안정적으로 연기해낸 박은빈이 있었기에 '마녀 2'가 마냥 뻔한 판타지물에 머물지 않을 수 있었다.

박은빈도 이에 대해 "저는 경희가 착한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존중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도덕적인 자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라 느껴졌다"면서 "악의 본성이 튀어나오는 속에서도 계속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것 자체가 위대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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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 경희의 서사는 비교적 생략된 편이다. 조직폭력배였던 아버지와 그의 부하였던 용두(진구)와의 서사, 동생인 대길(성유빈)과의 감정선이 뉘앙스로만 그려질 뿐 자세하게 서술되지는 않는다. 이에 박은빈은 시나리오에 담기지 않은 맥락들과 전사를 생각하며 경희 캐릭터를 완성했다.

박은빈은 "소녀나 대길이 보다는 어른 일지 몰라도 경희 자체는 완전하지 않은 어른이며 보호가 필요한 소녀 가장이라고 생각을 했다"면서 "뭔가 지켜야 된다는 어떠한 사명으로 무서운 아저씨들의 앞을 막아서기는 하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세 보이려고 하는 앙칼진 정도의 그런 것밖에 없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은빈은 "제2의 동생 같은 소녀를 만나서 대길이와 셋이 지내며 서로 위로하기도 하고 구원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얼마 못가 쑥대밭이 되지 않나"라면서 경희가 소녀를 가족같이 생각했기 때문에 후반부의 서사가 그런 식으로 흘러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은빈은 경희의 서사가 생략된 것에 대해 "저는 일단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장면이 보이는 장르이지 않나. 함축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도 너무 친절하지 않나"라고 했다.

박은빈은 '마녀 2'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 현장이 다르지 않다는 걸 체감하게 됐다고 했다. 예전에는 두 장르 간의 차이가 비교적 뚜렷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박은빈은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보여주려는 에너지가 현장에 가득한 것은 영화랑 드라마 모두 같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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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 자신의 지난 삶을 기억하게 된다는 박은빈은 "제 나이가 작품에 녹여져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세월의 흐름이 아깝긴 하지만 충실하게 보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나중에 보면 내가 이때 이런 생각을 했었네라는 이정표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숙제이긴 하지만 비슷한 이미지에 갇히는 것에 대해서는 두렵지 않단다. 되려 "어떠한 이미지라도 갖고 계신다면 반갑다"라고 말하면서 "그건 저에 대한 이미지이지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다를 수 있기 있으니까"라며 영리한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박은빈은 "저에게 제안되는 작품과 캐릭터를 보면 요즘 나의 이미지는 이런 느낌이라는 걸 역으로 파악하기도 한다"면서 "저를 어디서 처음 봤느냐에 따라서 갖고 있는 이미지들도 다른 것 같다. 누군가는 저를 단아하다고 생각한다면, 또 다른 사람들은 당찬 이미지로도 봐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가능성과 스스로의 가능성은 분리시키고 싶다고도 했다.

이처럼 이미지 탈피를 위해 무리하게 노선을 틀기보다는 그때그때마다 자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작품을 하며 자연스럽게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박은빈이 배우로서 그리는 그림이었다.

"저는 행복한 사람이고 싶어요.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너무 스트레스에 함몰되지 않고 스스로 즐겁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인간 박은빈을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것이 저의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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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나무엑터스,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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