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긴 여정이 쉽진 않았지만 그만큼 뜻깊었다. 자신의 소망을 이뤘기 때문. 스크린으로나마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이뤄 행복하다는 염정아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제작 더 램프)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아내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개봉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2년 전 촬영을 마무리하고 개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한차례 미뤄졌고, 그 뒤로도 몇 번의 연기 끝에서야 관객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작품을 선보이게 된 염정아는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고 기뻤다"라며 “정말 많은 분들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던 영화였기에 무척 기대가 됐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대본을 볼 때부터 눈물이 나왔던 작품이다. 공감이 많이 됐고 세연이라는 캐릭터에 금방 몰입됐다. 음악까지 함께하니 감정이 배가 됐던 것 같다. 관객분들도 영화를 보며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길, 잠깐이라도 내 옆의 소중함을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마치 꿈만 같았다”는 염정아는 “워낙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몸 흔드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뮤지컬 영화를 언젠가 해보고 싶었다. 난 무조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도전 의식도 갖고 있었다“고 들려줬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모든 게 예상 밖이었다“며 ”조금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예상보다 춤도 노래도 너무 어려웠다. 내 몸인데 마음대로 안 따라주고, 내 목소리인데 배운 대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연습부터 녹음까지 1년 정도는 걸린 것 같다”고 당시 했던 고민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춤과 노래가 몸에 익지 않은 탓에 연기를 할 때도 고민이 많았단다. 30년 가까이 연기를 했지만 새로운 것이 더해지니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것. 염정아는 “음악과 춤이 함께하는 신은 다 헤맸던 것 같다. 특히 다른 분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다 보니 더 긴장됐다. 연기는 실수를 하더라도 나 혼자 다시 하면 되는데 이건 한 번 NG를 내면 모두가 다 다시 해야 하지 않냐. 그런 중압감을 갖고 하니 더 안되더라. 단체 신을 찍는 날은 하루 종일 가사를 입에 붙이고 안무도 계속 외웠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런 부담감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흐려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음악과 함께하는 연기가 익숙해졌고 오히려 음악에 의지하게 됐다고. 염정아는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노래를 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감정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음악과 함께 연기하니 감정이 훨씬 더 풍성해진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장르의 작품인 만큼 염정아는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넘버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원래 18번 곡, 인생곡 이런 게 딱히 없었는데 영화를 하며 ‘세월이 가면’이라는 곡을 더 좋아하게 됐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더라“라고 전하며 ”평소에도 많이 들었던 익숙한 곡인데 원래는 영화에 들어갈 계획이 없었다. 그러다 엔딩 때 붙이면 좋겠다 싶어 추가로 녹음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감정이 더 많이 들어갔다. 담담하게 불렀지만 무척 슬픈 곡이라 생각한다"라고 곡을 뽑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작품의 제목인 ‘인생은 아름다워’가 주는 의미를 묻자 본인의 인생에서 아름다웠던 순간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두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와 지금“으로 꼽은 그는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감사한 순간이 많다. 계속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찍을 때만 하더라도 힘들어서 다신 안 하겠다 다짐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힘들다가도 뒤돌아보면 아름다운 게 인생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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