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음원 플랫폼 멜론이 유료 고객에게만 평점 기능을 허락하는 장삿속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멜론은 지난해 일부 업데이트를 통해 앨범 평점 참여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본인 인증을 한 가입 고객이라면 평점을 부여할 수 있었다면, 업데이트 후에는 유료 결제 후 음원을 소비한 고객에게만 평점을 매길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스트리밍 또는 다운로드 하지 않은 음원의 평점을 부여하고자 하면 ‘24시간 이내에 다운로드 받은 파일 재생, 스트리밍으로 감상한 경우에만 평점 부여가 가능합니다. 감상 후 이용 바랍니다’라고 안내한다.

이는 일부 팬덤간의 경쟁에 의해 ‘평점 테러’ 행위들이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규제 강화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댓글 기능에도 변화를 줬다. 24시간 이내 스트리밍 감상을 한 곡일 경우에만 헤드셋 모양의 감상 여부를 표기해 준다. 음악에 대한 의견과 악의적 댓글들을 구분해내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이러한 변화를 준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이용자들의 의견은 나뉘고 있다. 멜론 측의 의도대로 공정성 확보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반응이 있다. 실소비자가 구분되며 커뮤니티 창이 어느 정도 정화됐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유료 결제를 지나치게 유도, 커뮤니티로서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멜론은 최대 점유율을 가진 플랫폼이다. 그만큼 멜론에서의 평점이나 댓글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상징성을 지닌다. 유료 고객에 기회를 한정할 경우, 모집 가능한 데이터 수가 줄어들어 ‘대중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위 플랫폼 내 커뮤니티로서 K팝의 성장에 미친 긍정적 영향이 줄었다는 반응도 있다. 멜론 내 커뮤니티는 K팝 팬덤들의 ‘놀이터’로 통했다. 평점과 댓글수는 경쟁 지표 중 하나였다. 좋아하는 가수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자 팬들이 결집했고,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멜론을 통해 음악을 접하지 않았어도, 해당 음악과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의 장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이러한 의견들이 가수의 다음 앨범에 반영돼 발전적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물론, 유료 전환 후에도 평점이나 댓글 통해 가수를 응원하는 팬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음악을 점하는 경우가 많지만, 24시간 이내 감상 원칙 탓 또다시 음원 결제를 하게 된다는 의견을 빈번히 관찰할 수 있다.

유료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 지향해야 할 방향이겠지만,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가입자가 된 고객을 배제하고, 장삿속만 채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가요 기획사에서 유통과 마케팅 등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멜론 커뮤니티 활성화는 팬들이 가수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이라며 “유료 전환 이후 일부 부담을 호소하는 팬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음악을 듣는 방법은 다양하다. 팬들의 경우 앨범 구매까지 이뤄지기 때문, 가수의 음원을 수차례 들은 상태”라며 멜론의 이와 같은 방침은 “공정성을 가장한 강매 행위”라고 지적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멜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