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유승준(스티븐 승준 유·46)의 국내 입국 비자 관련 두 번째 소송의 항소심 결과가 내년 2월 나올 전망이다.

서울고법 행정9-3부(부장판사 조찬영·강문경·김승주)는 17일 오후 유승준이 주로스엔젤레스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여권·사증발급거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공판에서 양측의 변론을 종결하고 내년 2월16일을 선고기일로 정했다.

이날 공판에는 양측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재외동포법 5조 관련 법무부 장관의 '재량권 인정'을 놓고 대립했다.

이 법 제5조 1항은 법무부 장관이 외국국적 동포의 신청에 따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2항은 법무부장관이 병역 의무나 병역 면제 등을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이탈·상실해 외국인이 된 이들에 대해 체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2항은 외국 국적 동포가 41세(개정 전 38세)가 되면 체류 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유승준의 경우 개정 전 재외동포법을 적용받아 38세 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유승준 측은 법무부 장관의 재량권과 관계없이 일정 연령이 지난 만큼 입국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승준의 법률 대리인은 "이 법의 취지는 재외동포에 대한 출입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고, 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않을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라며 "수많은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있었고 심한 것은 병역기피자를 재외동포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까지 있었지만, 결국 우리 국민조차도 38세가 넘으면 병역 의무가 소멸해 과거 잘못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이 조항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승준의 경우 외국인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말하고 싶다"라며 "비록 헌법에 외국국적 동포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헌법 전문에도 민족 단결을 공고히 한다고 돼 있고, 이는 단순히 외국 동포로 태어난 것이 아닌 후천적으로 외국 국적을 갖게 된 이들을 보호하는 것도 헌법상 권리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반면 총영사관 측은 일정 연령이 지났다는 이유로 모든 외국국적 동포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2항에 병역 의무, 병역 면제 등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체류자격 관련 재량권이 제한될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총영사관의 법률 대리인은 "2항 각호와 같이 사유가 있는 경우 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해 재량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원고의 주장처럼 일정 연령을 넘기만 하면 무조건 재량의 여지 없이 사증을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닌 것" 같다고 봤다.

또 "사증발급은 국가 고유의 주권행사로 가장 광범위하게 재량권이 행사되는 영역"이라며 "미국은 재량에 따른 사법심사를 자제하는 판례가 있고 일본 역시 사증발급을 사실상 각하하는 판례가 많다. 사증발급의 목적과 법리적 성격을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1월 공익근무요원(현 사회복무요원) 소집통지를 받았으나, 해외 공연 등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시민권을 취득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한국입국이 제한된 유승준은 재외동포(F-4)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하려 했지만 총영사관으로부터 거부당하자 지난 2015년 첫 번째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첫 소송의 1심과 2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며 결국 2020년 3월 대법원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유승준은 이 판결을 근거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영사관이 이를 재차 거부하자 같은해 10월 비자 신청을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두 번째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는 비자 발급 거부 관련 절차적 위법을 지적한 것이라며 유승준의 청구를 기각했고, 유승준 측은 곧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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