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SBS가 '집사부일체' 시즌2 론칭에 맞춰 일요일 예능 편성을 재정비하며 경쟁력 강화를 노렸다. 그러나 일단 첫 주차에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받게 됐다.

SBS는 지난 1일, 2023년의 시작에 맞춰 일요일 예능 시간표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했다. 먼저 올해로 13주년을 맞은 '런닝맨'의 편성을 변경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런닝맨'을 저녁 6시 이후 시간대로 편성을 옮기며 제자리를 되찾아준 것.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줄곧 3~4%대에만 머물던 시청률은 단박에 5.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까지 껑충 뛰었고, 지난 회차와 비교해 봐도 약 1.7%P 상승했다. '런닝맨'이 5%대 시청률을 보인 건 지난해 3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런닝맨' 초창기에 보여줬던 웃음을 되찾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과거 '패밀리가 떴다' 콘셉트를 소환한 게 묘수로 작용했다. 원초적인 웃음과 멤버들의 케미에 집중하며 폭소를 유발하는 동시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했다. 최근 20~30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우재의 게스트 출연도 톡톡한 효과를 봤다. 멤버들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며 양세찬의 빈자리를 제대로 채운 것이다. 그동안의 부진을 싹 지워내며 새해를 맞아 산뜻한 새 출발에 나서는 데 성공했다.

집사부일체

다만 '런닝맨'이 방송되던 자리를 채운 '집사부일체' 시즌2는 예상보다 더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앞으로를 우려케 했다. '약 4개월 만의 컴백' '시즌2'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1%대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게 됐기 때문. 시즌1이 방송 당시 3~4%대의 시청률을, 최종회가 4.2%를 보였던 것을 고려해 보면 실망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예능들은 1회에 화제성이 몰리기에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초에 '집사부일체' 시즌2에 대한 우려가 없던 건 아니었다. 일단 프로그램의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해주던 이승기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하차했고, 콘셉트도 시즌1과 달라졌다. 편성까지 기존 저녁 6시 30분에서 오후 4시 50분으로 변경됐다. 때문에 시청률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다. 하지만 문제는 하락폭이 예상보다 더 크다는 점. 심지어 이탈한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타 채널로 이동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경쟁작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시청률이 대폭 상승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5.2%) 경신에도 성공했다.

변화를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런닝맨'과 달리 '집사부일체' 시즌2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새 멤버 이대호·뱀뱀의 합류는 괜찮지만 바뀐 콘셉트가 기존 시청자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 특히 이미 예능에선 끝물에 접어든 '스포츠'를 1회 주제로 잡으며 시청자들로부터 차갑게 외면받았다. 더군다나 다음 주 방송에서도 '집사부일체' 시즌2는 골프와 테니스를 비교해 가며 올해의 트렌드를 소개할 예정. 이미 시청자들의 관심을 가져오는 데 실패한 주제인 만큼 현실적으로 드라마틱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런닝맨' '집사부일체2']